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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정부 인증받으면 글로벌 제약사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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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가 제약사 바이오벤처 등 43개사를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했다. 신약개발과 해외진출 역량이 우수하다고 인증받은 기업은 앞으로 3년간 국가연구개발사업 우선 참여, 금융 및 세제지원, 약가 우대 등 각종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정부가 보조금이나 대주는 이런 인증제도로 어떻게 현안인 글로벌 제약사를 만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현재 국내 제약사는 500여개에 달한다. 그러나 내세울 만한 글로벌 기업은 하나도 없다. 동아제약 등 매출순위 12대 제약사들을 다 합쳐봐야 미국 화이자의 8분의 1도 안 된다. 연구·개발(R&D) 투자비는 그보다 훨씬 더 떨어지는 20분의 1에 불과하다. 국내 상위 제약사라고 해봤자 다들 고만고만한 규모여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특허약 베끼기에도 바쁘다. 구조조정이 늘 최우선 과제로 거론돼 왔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부는 이번 인증이 그런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우리가 볼 때 오히려 그 반대일 가능성이 높다. 우선 이름이 알려진 웬만한 제약사들은 혁신형 제약기업에 거의 다 포함됐다. 이번에 빠진 기업들도 매년 신청할 수 있다고 한다. 정부는 추가 인증과 인증 취소를 통해 적정 기업 수를 유지하겠다고 말하지만 정부 인증제도치고 그런 경우를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제약사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인증을 따내려 할 것이다. 인증제도를 한시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해도 나중에는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며 고착화되고 만다. 벤처기업 인증이 대표적인 사례다. 결국 구조조정은커녕 정부 혜택을 즐기며 연명하는 기업들만 계속 늘어나고 말 것이다.

    글로벌 톱 50 제약회사는 미국·유럽기업이 대부분이지만 일본 기업도 10개사나 들어 있다. 일본 제약사들이 다국적기업에 맞서 덩치를 키우고, 연구·개발에 집중한 결과다. 90개국에 신약을 수출하며 지난해 매출 26조원을 올려 전 세계 제약사 중 12위를 기록했고, 매출의 약 20%인 4조~5조원을 매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다케다제약은 그렇게 탄생했다. 정부는 일본 제약사의 도약과정부터 제대로 공부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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