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회 US오픈이 열린 4라운드 내내 웹 심슨(미국)의 성적은 ‘오버파’였다. 합계 성적으로 단 한 번도 언더파를 기록해보지 못했다. 한 차례도 단독선두에 나선 적도 없다. 마지막 3개홀을 남겨두고 가까스로 공동선두가 됐고, 경기를 끝내고 나서야 단독선두가 됐다.

심슨은 18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올림픽클럽의 레이크코스(파70)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2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1오버파 281타로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 마이클 톰슨(미국)을 1타차로 제치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안았다. 우승상금은 144만달러.

심슨은 5번째 메이저대회 출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심슨은 “언젠가는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렇게 빨리 하게 될지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4타차 공동 8위로 최종라운드에 돌입한 심슨은 ‘마의 1~6번홀’에서 2개의 보기와 1개의 버디로 ‘무사히’ 빠져나왔다. 6번홀 버디에 이어 7, 8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낚은 심슨은 10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그는 “US오픈 출전은 이번이 두 번째여서 너무 흥분하거나 우승 욕심 내지 말자고 혼자 되뇌이면서 파만 하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얘기했다.

1타차로 추격하던 심슨은 15번홀(파3)의 1.5m 버디 찬스를 살리지 못해 공동선두에 오를 기회를 놓쳤다. 짐 퓨릭과 동반플레이를 펼친 맥도웰도 11, 1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하며 퓨릭에게 1타차로 따라붙었다.

퓨릭은 13번홀(파3·211야드)에서 티샷이 그린 앞 러프에 빠진 뒤 어프로치샷이 홀을 4m가량 지나치면서 보기를 했다. 벙커에 빠진 맥도웰 역시 보기를 했다. 심슨은 16번홀(파4)에서 파를 기록하며 퓨릭과 첫 공동선두를 이뤘다. 심슨은 18번홀(파4·344야드)에서 파를 세이브하며 합계 1오버파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퓨릭은 16번홀(파5)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사흘 내내 670야드였던 이 홀은 이날 569야드로 앞당겨졌다. 퓨릭의 티샷은 왼쪽으로 강하게 훅이 나면서 나무 아래에 떨어졌다. 레이업을 하고 112야드 지점에서 ‘4온’을 시도했으나 그린에 오르는가 싶더니 백스핀을 먹고 굴러내렸다. ‘5온1퍼트’로 보기를 하며 처음으로 선두자리를 내줬다. 17번홀은 510야드짜리 파5홀이어서 버디가 가능했으나 퓨릭은 6m 버디를 실패했다. 오히려 맥도웰이 3m 버디를 성공하며 1타차 2위로 올라섰다.

퓨릭과 맥도웰은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하면 ‘월요일 18홀 연장전’이 가능했다. 그러나 퓨릭은 두 번째 샷을 그린 사이드 벙커에 빠뜨린 뒤 세 번째 벙커샷을 생크내며 다시 벙커에 빠져 보기를 했다. 맥도웰은 7m 내리막 버디 퍼트를 놓쳤다.

라커룸에서 TV중계를 지켜보다가 우승을 확인한 심슨은 8월 초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는 아내를 껴안고 감격을 나눴다. 심슨은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 5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경주(42)는 17번홀 이글에 힘입어 1타를 줄여 합계 6오버파로 공동 15위를 했다. 79년 만에 아마추어 우승에 도전했던 17세 고교생 뷰 호슬러(미국)는 이날 76타에 그치며 합계 9오버파로 공동 29위에 그쳤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