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원 규모인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의 70%를 마이크로소프트 IBM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이 점유하고 있다. 나머지 30%(6조원)를 놓고 6000여개 중소기업이 피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소프트웨어 강국 도약을 목표로 2010년 3년 일정으로 1차 WBS(world best software) 사업을 시작했다. 자동차 의료 항공 교통 등 7개 과제에 총 1600억여원을 지원하고 있다. 2년여 만에 성과물이 나오기 시작한 WBS 선정 기업들의 연구·개발 성공 사례를 소개한다.


병원은 진단과 치료 등에 관한 모든 정보를 3D나 동영상으로 만들어 전달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병원 치료 과정에서 이뤄지는 영상정보를 각 진료과와 질환별로 보관하는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구축이 강조되는 대목이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보다 경쟁력 있는 PACS 기술력 확보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유럽 미국 일본 등 의료 선진국 병원에서 높은 PACS 지명도를 가진 GE AGFA 필립스 지멘스 등에 도전장을 던진 곳이 인피니트헬스케어(사장 홍기태)다. 이 회사는 2010년 10월 정부의 WBS 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정부 지원금 58억3900만원을 포함해 97억5000만원을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이 연구에는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건양대 산학협력단,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엠아이웨어 등이 협력 기관 및 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차세대 PACS는 ‘Gx(Generation neXt)’다. Gx는 영상의학과 심장내과 안과 치과 등 과별 특화는 물론 폐 대장 간 하지동맥 유방암 등 질환별 특화가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서로 다른 병원들이 영상자료를 원활하게 통신할 수 있도록 의료영상 유관기관들이 국제적으로 제정한 IHE와 DICOM 표준을 준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GE AGFA 등의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꾀해 경쟁력을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외 모든 병원에서 사용하는 기존 시스템과 호환이 가능하다. 게다가 대용량 데이터 전체를 고객에게 전송할 때 발생하는 시스템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해 결과 화면만 전송하는 신(thin)클라이언트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대용량 데이터의 연산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서버에서 전처리 시스템을 병행하도록 했으며 병원 외부에서도 영상과 판독 문의를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는 아이폰용 모바일 버전 1.1과 아이패드 겸용 버전 1.2를 개발했고 질환별로 특화한 폐·심장 질환용 등도 내놨다. 심혈관용은 세브란스병원에 공급했다. 이와 관련한 특허도 국내 17건, 해외 7건을 각각 출원했고 논문도 국내외에 24건을 발표했다.

회사 관계자는 “2010년엔 영국 NUTH(Newcastle Upon Tyne Hospital)와, 지난 5월엔 서울대병원과 Gx 공급계약을 하는 등 연구·개발 성과가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며 “국내 대형 병원과 해외에서 제품 구매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