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2차 총선에서 긴축 재정에 찬성하는 신민당이 집권하더라도 18일 코스피지수는 변동성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거래일 코스피지수는 그리스 2차 총선을 앞두고 사흘만에 하락했다. 외국인은 사흘만에 2007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기관은 1747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이틀 연속 '사자'를 외쳤다. 업종 중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매도한 전기전자가 2.88% 급락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각국의 경기 부양책 기대에 약 1%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생산, 제조업 경기, 소비자 심리 지표는 모두 전월 대비 하락했지만 부진한 경제 지표가 오히려 추가 경기 부양책 기대감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간)에 열린 그리스 2차 총선에서는 신민당이 1등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국 개표가 33% 가량 진행된 17일 밤 9시45분 현재 신민당의 득표율은 30.65%로 2위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 25.85%)보다 5%포인트 웃돌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민당이 우세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앞으로 연정 정부 구성, 긴축 재정 재협상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어 선거 결과와 상관 없이 증시가 변동성 장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신민당이 유리한 상황이지만 후속적으로 제기될 긴축재협상 등으로 증시는 변동성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 유인을 위해 신민당은 긴축프로그램에 대해 재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는 설명이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도 "그리스 총선 결과와 그에 못지않게 연정 구성, 주요국의 정책 대응 수위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신민당이든 시리자든 단독 과반은 어려울 전망"이라며 "그리스는 총선 이후 연정 구성 과정에서 잡음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결국에는 연정구성을 전제로 유럽연합(EU)과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며 "양당 간에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주 중반부터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의 정책 기대가 모멘텀이 될 수 있다"며 "은행업종과 철강업종이 기술적으로 접근해 볼 만하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유럽 내 정책 논의 과정에서 불거질 변동성을 기회비용으로 삼아 실적이 탄탄하고(정보기술, 자동차) 가격 매력이 높은(소재, 산업, 은행) 업종을 저가 분할 매수할 것"을 권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