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르노삼성이 '올인'한 전기차 타고 달려보니…"레이EV보다 싸게 판다"
르노삼성, 준중형급 전기차 SM3 ZE "내년 하반기 판매"
배터리 장기 리스 방식으로 차값 부담 줄여
"시승해보니…가솔린 차량과 별 차이 없네"

전기차에 관한 대표적인 오해 세 가지. 비싸다, 비효율적이다, 승차감이 떨어진다. '친환경'이 최대 화두이고, 살 떨리는 고유가 시대지만 전기차를 '그림의 떡'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 11일 준중형급 전기차 SM3 ZE 시승 행사를 열고 전기차의 오해와 진실에 관해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SM3 ZE의 판매 계획 등 예상 시나리오도 함께 공개했다. SM3 ZE는 르노가 '플루언스 ZE' 이름으로 유럽에서 판매하는 차종이다. 내년 하반기 국내에서 시판할 예정이다. 100% 모터로 구동되는 순수 전기자동차다.

전기차 배터리 빌려쓰게 한다

[시승기]르노삼성이 '올인'한 전기차 타고 달려보니…"레이EV보다 싸게 판다"
"기아자동차의 '레이 EV'보다 싸게 판다. 내년 양산 때 일반 소비자들이 2000만 원대 초반에 구매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윤동훈 르노삼성 전기차 브랜드매니저 팀장의 답변을 듣고 기자들은 적잖이 놀랐다. 현재 국내에서 고를 수 있는 전기차는 경차인 '레이 EV'와 'SM3 ZE'.

구매시 1500만 원의 보조금과 880만 원의 충전인프라 비용이 지원되는 레이 EV의 판매가격은 4500만 원이다. 때문에 "경차인 레이 EV보다 싼 가격 책정이 목표"라는 말은 다소 파격적이었다. 현재 'SM3 ZE' 차값은 6390만 원 이다.

윤 팀장은 "아직 정부가 전기차에 대한 민간 지원금액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2000만 원대 초반'이 우리의 목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계산은 고가의 배터리를 장기 리스하는 방식으로 실현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윤 팀장은 "앞으로 SM3 ZE 고객은 두 장의 계약서를 작성하게 될 것" 이라며 "한 장은 차량 계약서, 나머지 한 장은 배터리 리스 회사와의 계약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배터리 소유권을 가진 회사에 배터리값 분납금을 매달 납부하게 된다.

이 방식을 택할 경우 차값에서 배터리값이 덜어지고, 정부의 보조금까지 받으면 2000만 원대 초반 가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윤 팀장은 "전기차 배터리 월정액은 16만 원, 전기 충전 요금은 심야 50원과 주중 250원으로 예상했을 때 한 달 전기차 유지 비용은 18만 원 가량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전기차 보험료와 관련, "전기차는 주로 출퇴근 용도로 사용해 사고 위험이 낮기 때문에 내연기관 차량보다 보험료가 싸게 책정될 것" 이라며 "유럽은 현재 전기차 보험료가 더 싸다"고 덧붙였다.

전기차의 효율성은 배터리에 달려있다. 표준 충전 시간 6~8시간을 고려하면 전기차의 매력은 반감된다. 윤 팀장은 "급속 충전이 내년부터 보급되면 30분~1시간으로 충전시간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또 렌터카, 택시 등 업무용 차량들의 경우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된 배터리로 갈아끼우는 '퀵드롭'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3분 만에 배터리 교환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전기차로 자유로 달려보니…

[시승기]르노삼성이 '올인'한 전기차 타고 달려보니…"레이EV보다 싸게 판다"
전기차 승차감에 관한 오해는 시승을 통해 확인했다. SM3 ZE를 타고 서울 남대문로에서 경기도 일산까지 시승했다.

자동차 전문 기자들 사이에서 "가솔린 차량과 별 차이가 없다는 평가가 전기차에게는 최고의 찬사일텐데 그 찬사가 나올 법 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기차답게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자유로를 힘차게 달릴 때까지도 소음이 없다. 시동을 걸면 계기반에 ‘GO’라는 녹색 글씨가 켜진다.

한번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 시속 100km도 무리없이 부드럽게 넘어갔다. 빨간 신호에 걸려 멈춰 섰다가 다시 출발할 때는 반응 속도가 기대 이상으로 빨랐다. SM3 ZE의 최고 속도는 시속 135km다.

하지만 에어컨 실외기 같은 배터리 때문에 트렁크 공간은 좁아졌다. 무게 250kg인 리튬-이온 배터리가 뒷좌석 등받이부터 트렁크 사이에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배터리 위치를 고려해 차량의 전장을 일반 SM3에 비해 약 13cm 길게 제작했다. 때문에 실내 공간 규모는 변함이 없다.

1회 충전으로 도시주행 모드에서 182km를 달릴 수 있다. 계기반에 주행 가능 속도가 찍힌다. 최대 모터파워 70kW, 최대 토크는 226Nm다. 르노삼성은 내년 하반기 출시하는 SM3 ZE의 판매목표를 2500대로 잡았다. LG화학에서 개발한 2세대 배터리가 장착된다.

르노삼성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함께 하이브리드 차량이 아닌 100% 순수 전기자동차에 올인하고 있다" 며 "아직까지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성능에서 효율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점차 배터리 기술 및 전기차 관련 기술 개발이 속도를 올리면서 완성도 높은 제품을 곧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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