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안에 세계 10위권에 들어가는 한국형 헤지펀드가 나올 것입니다.”

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장(사진)은 17일 “헤지펀드는 금융 부문에서 한국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원장은 “한국인은 숫자에 밝고 의사 결정이 빠를 뿐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고수익을 올리려는 성향이 강하다”며 “금융 부문에서 이런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분야가 헤지펀드”라고 설명했다. 그가 출범 6개월에 불과한 한국형 헤지펀드의 성공을 확신하는 이유다.

김 원장은 “사모펀드(PEF)가 도입된 지 8년 만에 미래에셋PEF가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했듯이 한국형 헤지펀드도 10년 안에 세계 10위 안에 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헤지펀드 육성을 위해 규제를 지나치게 완화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김 원장은 “초기에는 일정한 규제의 틀 안에서 건전하게 자리잡도록 해야 하며, 점차 인가 요건을 완화해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와 정치권이 파생상품 거래세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김 원장은 “일본이 파생상품 거래세를 도입했다가 거래가 위축되자 다시 비과세로 바꿨다”며 “도입이 되더라도 거래가 위축돼 세금 징수액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거래세가 투기성 외국인 자본의 유출·입을 제한하는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