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 공기업, 신입 연봉 얼만지 봤더니
작년 대부분의 공기업이 신입 사원의 연봉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기업이 어느 정도로 연봉을 인상했을까. 취업 포털 사람인의 ‘공기업 신입 사원 연봉 인상률’을 바탕으로 2010년과 2011년의 공기업 신입 사원 연봉 인상률을 비교해 봤다. 대상은 공공기관 경영 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공시된 28개 공기업이다.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인 곳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다. 2010년 초임 연봉 1994만 원에서 지난해 2517만 원으로 26.3%가 인상됐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른 전담 기구로 2002년 설립된 국토해양부 산하의 준시장형 공기업이다. 최근 지정 면세점을 통해 여권 외의 기타 신분증을 가진 외국인도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게 고시를 개정했고 제7회 제주포럼에서는 투자 유치 관련 세션을 기획·운영한 바 있다.

2위는 한국남동발전이다. 2010년의 신입 사원 연봉은 2491만 원이었으나 2011년 3091만 원으로 24.1%가 올랐다. 한국전력발전의 자회사 중 가장 높은 인상률이다. 한국기업데이터와 상호 업무 협력 협약 체결, 서울도시철도와 업무 협약 체결, 중소기업 제품 수출 전문 무역회사 ‘지탑스’ 설립, 중앙대와 산학협력 체결 등 지속적인 발전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신의 직장' 공기업, 신입 연봉 얼만지 봤더니
30% 육박하는 연봉 인상률 불러 온 ‘잡 셰어링’

한국관광공사가 2334만 원에서 2826만 원으로 21.1%를 인상하며 3위에 올랐다. 4위는 한국서부발전이다. 전년 대비 신입 사원 연봉이 19.9% 올랐다. 2010년에는 2491만 원으로 한국남동발전과 같은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2988만 원으로 연봉을 책정하며 격차가 벌어졌다. 5위는 한국감정원으로 전년 대비 19.8% 인상됐다.

조사 대상 공기업 대졸 신입 사원(사무직·군미필자·무경력자 기준)의 평균 연봉은 2777만 원으로, 2010년 대비 10.1% 인상됐다. 작년의 대기업 대졸 신입 사원 연봉 상승률(5.2%)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매출액 상위 500개 기업 중 201곳 기준). 원인은 정부의 ‘잡 셰어링’ 정책에 있다. 국제금융 위기가 닥쳐 온 2009년 정부는 신입 사원의 연봉을 삭감하고 그만큼 채용 인원을 늘리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기존 직원과의 임금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지면서 향후 몇 년간 ‘원상 복귀’를 실시하기로 했다. 의도치 않게 임금 인상이 이뤄진 것이다.

반면 신입 사원 연봉 인상률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공기업도 있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임금을 동결했으며 한국마사회와 한국수자원공사는 각각 마이너스 0.8%, 마이너스 19.4%로 초임을 삭감했다.
'신의 직장' 공기업, 신입 연봉 얼만지 봤더니
박혜인 인턴 기자 pi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