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패드(iPad)를 위탁 생산하는 폭스콘 공장에서 또 다시 직원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쓰촨성 출신의 이 직원(23·남)은 지난 13일 오후 7시께 중국 내 청두(成都) 공장 인근 자신이 살던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자살의 요인일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2010년 문을 연 청두 공장은 아이패드의 주력 생산 거점으로 오래 전부터 열악한 노동 환경과 저임금 문제로 비판을 받아왔다. 24시간 가동 체제지만 아침·저녁 8시에 번갈아가며 2교대로 운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애플의 성공은 중국 노동자의 희생을 발판으로 이뤄졌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0년 중화권 20개 대학이 폭스콘 12개 공장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0년에만 1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중 심천공장에서만 10명이 잇따라 자살했다. 현재까지 자살로만 1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에는 공장에서 대규모 폭동사태가 일어났다. 보안요원들의 무리한 감시에 반발한 1000여 명의 직원이 설비를 훼손한 소동이 발생한 것.

지난 2월 일부 인권단체의 항의를 받은 애플은 미 공정노동위원회(FLA)에 의뢰해 공장의 업무 환경을 조사했다. FLA는 장시간 노동이나 인건비 미지불 등의 위법행위를 지적했다. 폭스콘은 FLA의 권고사항을 받아들여 근무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폭스콘은 세계 최대 규모의 위탁 제조 서비스(EMS)업체인 홍하이정밀공업의 자회사다. 전세계에 공급되는 아이패드의 대부분을 이곳에서 생산하고 있다. 현재 근로자는 10만명이지만 내년에는 20만명으로 늘려 연간 1억대까지 생산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