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거래소가 중국고섬의 매매거래정지 기간을 연장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영권 매각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중국고섬의 주식예탁증서(DR) 역시 거래정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은 14일 중국고섬의 경영권 매각이 진행 중이라 싱가포르거래소에서 거래 정지가 추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오는 30일에 열리는 중국고섬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매각에 대한 진행사항이 일부 공개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대우증권은 중국고섬의 상장주관사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싱가포르거래소 상장사들의 사례에 비춰볼 때 현재 중국고섬이 추진 중인 신규투자 및 구조조정안(경영권 매각)이 진행되는 한 싱가포르거래소가 거래 재개 신청서 제출기한을 추가로 연장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회계 문제가 불거진 중국고섬은 1차 상장된 싱가포르거래소에서 현재 1년3개월째 거래가 정지돼 있다. 원주의 거래가 재개되려면 회사 측이 제시한 거래재개안을 싱가포르거래소가 받아들여야 한다. 중국고섬의 거래재개안 제출인은 다음달 25일이다.

그러나 회사가 구조조정 진행 등 합리적인 이유를 들어 거래 정지 연장을 원하면 싱가포르거래소는 특별히 횟수를 제한하지 않고 추가 연장 승인해준다는 설명이다. 다만 추가 연장 기간은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대우증권은 "싱가포르거래소에서는 수차례 추가 연장 신청을 통해 총 2년 이상 거래가 정지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에 열리는 중국고섬 정기주주총회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게 됐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중국고섬은 경영권 매각을 주총 안건으로 올리지 못하더라도 관련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중국고섬은 최대주주인 차이나석세스와 아시아계 펀드 다이먼이 경영권 매각과 관련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지난달 공시했다. 당시 인수 조건에는 특별감사인의 보고에 중대한 부정적인 사항이 없을 것, 조상빈 중국고섬 대표는 중국고섬이 진행 중인 '화상 프로젝트'에 필요한 조달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위해 조 대표 개인이 보증할 것 등이 전제돼 있었다.

대우증권은 "양 사가 경영권 매각을 세부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영권 매각을 완료하려면 임시 주총 등을 열어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거래 재개 신청서 제출기한인 다음달 25일 전까지는 시간상 무리이기 때문에 거래 정지 연장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싱가포르거래소가 중국고섬의 거래정지를 추가로 연장시키면 한국거래소에 2차 상장된 주식예탁증서(DR) 상장폐지 논의도 지속 정체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싱가포르와 국내 투자자들의 형평성을 위해 싱가포르거래소가 중국고섬의 거래를 정상화시키거나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을 때 상폐 논의를 속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