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분삼양제넥스가 ‘장하성 펀드’의 물량 부담을 버텨낸 후 선전하고 있다. 음식료주 가운데 저평가 매력이 높은 데다, 이들의 매도 행진이 일단락되면서 주가 회복 기대감이 커졌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장하성 펀드’로도 불리는 라자드 한국기업 지배구조 개선펀드는 지난해 말 이후 일부 보유종목을 처분하고 있다. 운용사인 라자드애셋매니지먼트는 지난 3월 말 삼양제넥스 지분 8.48%(25만3163주)를 전량 처분했다. 2007년 경영 투명성 촉진, 주주 중시 경영방침 확립 등을 내걸며 지분을 사들였지만, 주가는 지난해 8월 7만9000원을 찍은 후 올 3월 말 5만원대로 추락했다.

라자드 펀드는 같은 해 취득했던 대한제분 지분 역시 올 들어 지속적으로 팔았다. 올초 15만4500원이었던 대한제분 주가는 지난달 24일 11만원대가 무너졌다. 지난해 28억원 영업손실을 나타낸 데다 매도 물량 부담까지 겹치면서다.

하지만 이들 펀드의 매도가 마무리된 만큼 이제는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종록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대한제분에 대한 (라자드 펀드의) 지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6.1%(10만2239주)였지만 최근 매도를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종목은 저가 매력이 높은데도 수급 부담 때문에 음식료업종 평균보다 낙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평가 속에 삼양제넥스는 13일 0.59% 오른 5만1000원으로 마감, 나흘째 상승했다. 대한제분은 6.67% 뛴 11만2000원에 마감, 지난달 25일 이후 11거래일 만에 11만원대로 복귀했다.

음식료주 실적의 최대 변수인 원재료값이 안정적인 것도 호재다. 대한제분은 지난해 하반기 국제 원맥 가격 하락분이 반영되면서 2분기 실적 회복이 예상됐고, 삼양제넥스는 옥수수값 안정세가 긍정적이다.

국내 제분업체 ‘빅3’인 대한제분은 신사업 성과도 관심사다. 지난해 2월 반려동물 종합공간 ‘이리온’을 설립한 데 이어, 올 4월엔 호텔신라 자회사 보나비로부터 베이커리 카페 ‘아티제’를 인수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