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만 파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누구나 어디서든 질 높고 저렴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U-헬스케어는 의료산업의 미래 그 자체입니다.”

로랭 로티발 제너럴일렉트릭(GE) 헬스케어 코리아 사장(사진)은 13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2012 글로벌 이노베이션 R&D포럼’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고 갈수록 의료 비용이 커지는 추세에서 반드시 구현해야 할 사업이 U-헬스케어라는 것.

GE는 U-헬스케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이다. 제프리 이멜트 GE 최고경영자(CEO)는 2009년 ‘헬시매지네이션(healthy+imagination)’을 그룹의 비전으로 제시하며 “관련 분야에 앞으로 6년간 6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GE는 특히 그동안 한국 시장을 허브로 삼아 대아시아 전략을 가동해왔다.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일본과 한국, 13억 인구의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의료 인재가 많은 한국이 적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10년 인천 송도에 문을 연 GE의 연구·개발(R&D)센터가 대표적이다. 이곳에서는 U-헬스케어 분야를 비롯해 유전자 실험, 차세대 의학정보 공유 프로그램 등 관련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로티발 사장은 “한국 병원은 물론 셀트리온 삼성 LG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송도의 연구센터에서는 미국 본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최고의 기술들이 다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GE는 세계적으로도 다양한 기업과 함께 U-헬스케어 분야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10년엔 반도체 제조회사인 인텔과 50 대 50의 지분 비율로 헬스케어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GE의 홈헬스 사업부와 인텔의 디지털헬스그룹을 합병한 것. GE의 콰이어트케어(QuietCare)와 인텔의 헬스가이드·리더 등 두 회사가 만든 솔루션을 통합해 원거리 건강검진·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로티발 사장은 U-헬스케어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보의 통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관, 환자, 정부가 갖고 있는 정보들이 개별적으로 관리되다 보니 통합적인 의료 서비스 개발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단순히 환자가 갖고 있는 정보를 의사에게 전달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누적된 의료데이터를 분석해 예방, 치료법을 자동으로 제시하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