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에도 불구하고 국채금리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번 구제금융은 분명 '유럽위기 해소의 진일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3일 "스페인 구제금융 효과가 단발에 그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위기 해소의 일보 전진이라는 평가를 하고 싶다"며 "스페인 위기가 계기가 되어 ‘하나의 유럽’으로 전진할 것인지, 아니면 유로 재편으로 갈 것인지를 선택 받고 있으나 결국 ‘하나의 유럽’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스페인 위기가 계기가 되어 유럽은 앞으로 금융동맹이든 재정동맹이든 그랜드 플랜을 구체화시켜야 하는 압력을 받고 있다"며 "검토되는 모든 대책들은 이번 스페인 구제금융 효과처럼 양날의 칼을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정동맹으로 간다고 해도 재정취약국에 대한 미국식 재정보조가 아닌 재정수렴을 전제 조건으로 하는데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슈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 동안 독일은 그랜드 플랜 없이는 인플레를 촉발할 지 모르는 통화완화를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이었다는 것. 그랜드 플랜과 교환 대상은 달라진 독일의 태도이고, 인플레에 대한 독일의 엄격성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김 팀장의 시각이다.

그는 "독일의 인플레 용인은 유럽 재정위기로 보폭이 제한된 글로벌 증시에게는 전진의 선물"이라며 "독일의 통화완화는 ECB의 국채매입 등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의 인플레 용인은 자국의 임금상승률을 올려서 유럽 내 경상수지 불균형을 완화시키는 동시에 부채의 실질 부담을 낮추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스페인 구제금융 효과의 변화 과정을 보면서 그랜드 플랜 합의와 독일의 태도 변화가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 와있음을 직감한다"며 "성장을 기약할 수 없는 어떠한 긴축도,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어떠한 구제금융도 사상누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