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사업은 가맹점이 돈을 벌 수 있게 해주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야 한다"

참숯바비큐치킨전문점 '훌랄라' 김병갑 대표(45‧사진)의 지론이다.

바비큐 치킨업계 부동의 1위, 김 대표의 성공은 이 말을 지키기 위해 쉼 없이 달려온 그의 열정과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대표의 경영철학은 ‘정도경영’과 ‘투명경영’으로 요약된다. 이윤 추구라는 기업의 일차적 목적 외에 인간의 존엄과 아름다움, 행복을 구현하고자 하는 기업윤리를 실천함으로써 건전한 기업문화의 모델이 되고자 하는 그의 바람과 신념이 녹아 있는 것이다. 이러한 김 대표의 경영철학은 세계를 움직인 3인의 리더십과 궤를 같이 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무엇이 되려고 하지 말고 무얼 할 지를 고민해라

"나는 한 번도 내가 어떤 자리에 오르거나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늘 내가 무엇을 해야 하나에 관심을 두었다." 2009년 동양인 최초의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총장, 2012년엔 세계은행 총재로 지명돼 세계를 놀라게 한 김 용 총재의 이 말은 김병갑 대표의 경영이념과 그가 창업 이래 보여준 행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 대표는 1999년,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을 들여 경기도 이천에 1호점을 낸지 13년 만에 가맹점 1000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단 한 번도 돈 잘 버는 장사꾼,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돈을 버는 큰 부자가 되려고 하지 않았다. 창업 초기부터 그가 고수해온 지론은 "훌랄라치킨으로 망하는 사람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무작정 가맹점 늘리기에 주력하지 않았고, 자신의 신념대로 가맹점 관리와 지원에 정성을 기울였다.

‘현장맨’이라는 별칭이 말해주듯, 김 대표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가장 부지런한 CEO 중 한 사람으로 통한다. 지금도 여전히 신규 가맹점 오픈식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전국 가맹점을 직접 돌며 매출현황과 주변 경쟁 환경을 꼼꼼히 살핀다.

또 가맹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중간단계인 지사를 없애고, 식자재 100% 현금 결제 구입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가맹점 지원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훌랄라의 폐점률은 업계에서도 최저 수준으로 꼽힌다.



다르게 생각하라

김 대표는 “앞서 크게 성공한 사람들의 길을 똑같이 따라간다면 더 쉽고 더 크게 성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만의 노하우, 실력, 경험 등을 갖지는 못한다. 다른 사람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나만의 자산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남이 걸었던 안정적인 길을 꿈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20년, 30년 이후의 미래를 생각하고 움직였던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게 한다.

김 대표는 대중적 수요를 가진 치킨 메뉴에 참숯 바비큐라는 차별성을 접목시켰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매운맛을 좋아한다는 것에 착안해 고추장과 32개 재료를 첨가해 만든 핫소스도 직접 개발했다.

4년의 시간을 투자한 끝에 나온 노력의 결과물이 바로 ‘고추장·허브 소스’와 바비큐 기기 ‘매직 화이어’다. 매직 화이어는 닭 5마리를 12분 동안 단 한 번에 구워낼 수 있는 기기로 현재 42개국에 특허 출원 중에 있다.

김 대표는 “불황기에 더 투자하라“는 정설을 따랐다. 즉 “경제 침체기에는 우수한 인력을 더 많이 확보하고 홍보를 강화한다”는 역발상 전략을 밀어 붙인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09년 9월에만 57개의 가맹점을 확보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했다. 인기스타를 모델로 기용하고 TV 드라마 간접홍보를 하는 등 브랜드 홍보에 주력한 것이다.

이러한 역발상 전략은 새 가맹점 유치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최근 직영점을 대상으로 매장 크기를 2배로 늘려보니 매출이 3∼4배 정도 뛰었다"며 "대형화와 고급화를 통해 명품 치킨 브랜드를 창출해 내겠다"고 밝혔다.

받은 만큼 돌려줘라!

김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봉사활동과 후원을 하고 있다. ‘사회공헌은 모든 기업의 책임’이라고 믿는 그의 신념 때문이다. 본사가 있는 용인지역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을 10년 여간 후원했고, 2010년부터는 아프리카 우물파기 사업을 돕고 있다.

김 대표의 신념은 "기업에서 얻은 이익은 그 기업을 키워준 사회에 환원하여야 한다"고 주장한 유한양행의 설립자 유일한 박사의 리더십과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그는 유일한 박사의 말을 인용하여 ”유일한 박사는 일찍이 '가장 위대한 지도자는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했다. 나 역시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기업을 잘 키우고 그에 걸맞게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게 목표이며 보다 체계적인 봉사를 위해 복지재단을 설립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김 대표의 치킨 사업은 본사 매출 연 600억원, 가맹점 매출까지 합하면 2000억원에 달한다. '훌랄라'의 경우, 현재 가맹점 1000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는 직원들에게 맡겨도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는 "치킨 가맹점을 연다는 건 비단 점주 한 사람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가 속한 한 가정의 문제다. 사업이 실패하면 한 가정이 파탄난다. 사정이 이런데 어찌 내가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라고 답했다.

점주 한 사람 한 사람이 귀한 만큼 그들 가족의 안정과 행복을 책임지고 싶다는 김병갑 대표, 그는 오늘도 여전히 가장 먼저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