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우리 국민이 미국을 방문할 때 한참 줄을 서서 공항에서 까다로운 대면 입국심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한국과 미국 양국은 ‘신분이 확인된 여행객’의 경우 출입국심사관리관과의 대면 심사를 거치지 않고 무인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는 ‘한·미 자동출입국심사대 상호이용 프로그램(SES-GEP)’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는 아시아에서 첫 사례이며, 세계적으로는 네덜란드와 캐나다에 이어 세 번째다.

법무부는 12일 “권재진 법무부 장관과 재닛 나폴리타노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이날 미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서 열린 ‘한·미 양국 간 자동출입국심사 프로그램 개막 행사’에서 미국 시간 12일 오전 11시(워싱턴 기준), 한국 시간 13일 0시를 기해 양국 간 상호 자동출입국심사시스템을 전면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무인 자동출입국심사가 시행되면서 우리 국민이 국내에서 사전 승인심사를 받고 지문과 얼굴정보 등을 제공하면 미국 공항에서는 장시간 줄을 서서 대기하다 입국심사관과 대면 심사하는 절차를 생략할 수 있게 됐다. 이용 대상자는 주민등록증과 전자 복수여권을 발급받은 17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내 자동출입국심사서비스 SES(smart entry service)에 가입한 사람이다. 미국인의 경우 미 정부의 자동입국심사 프로그램인 GEP(global entry program)에 가입한 사람이다.

신청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KIS)가 운영하는 SES에 가입(하이코리아 웹사이트 www.hikorea.go.kr)하거나 미국 GEP 신청 후 자동출입국심사 등록센터를 방문, 범죄경력수사경력조회 회보서를 제시해야 한다. 신청인은 KIS의 하이코리아 웹사이트를 통해 링크된 미국의 GOES 웹사이트(www.goes-app.cbp.gov)에서 회원가입 후 수수료 100달러를 결제하면 된다.

미국은 ‘9·11테러’ 이후 엄격한 국경관리 시스템으로 입국 심사가 까다롭고 장시간 대기하는 등 공항이 혼잡해지자 무인자동출입국심사대가 설치된 국가와 입국 간소화 협상을 추진해왔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