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수권정당으로서 신뢰를 주지 못한 근본 원인은 성장 담론이 부족해서다. 당 대선후보가 되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경쟁에서 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대권도전에 나선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사진)의 화법이 확연히 달라졌다. 경제민주화와 복지에 방점을 두는 다른 주자들과 달리 ‘성장 담론’을 꺼내들고 스스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평가하는 등 거침이 없다.

문 상임고문은 12일 민주당 정치개혁모임의 대선주자 초청간담회에서 ‘왜 문재인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제가 당내 경쟁력이 가장 높고 박근혜 후보를 누르고 정권교체를 이룰 유일한 후보라고 감히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고문은 야권 후보 가운데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데 대해 “인물과 경륜이 탁월해서가 아니라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의 근본적인 변화인 정치교체까지 동시에 갈망하는 국민들의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참여정부의 공과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많은 성취를 이뤘지만 실패와 한계도 있었고 그런 부분에 대해 국민들로부터 처절한 심판을 받았다”며 “성찰을 통해 참여정부가 제대로 하지 못했던 민생 문제와 양극화 문제를 이제 잘할 수 있겠다 하는 자신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장과 함께 가는 복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민주당이 복지 경제민주화, 이런 것들만 중시하고 경제발전과 성장 이런 부분을 후순위로 생각하는 듯한 틀에서 벗어나 성장속의 경제민주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제대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을 말하지 않은 복지와 경제민주화로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게 문 고문의 소신이다.

안 원장과의 비교우위를 묻는 질문에 문 고문은 “가장 큰 비교우위는 민주당이라는 전통적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며 “당의 힘이 모아져 후보로 선출되면 지금의 막연한 지지도와 비교할 수 있겠느냐. 안 원장에게 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