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황제주(株) 등극을 눈앞에 두고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에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단기간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주가 반등 탄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가 100만원을 넘고 있어 중국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고려하면 주가 100만원 등극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1일 오전 10시23분 현재 오리온은 전 거래일 대비 2.16% 하락한 94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8일 장중 99만2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나 고점 부담에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장중 반락했다. 오리온 주가는 보름여만에 지난 8일 장중 고점 대비 21% 급등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는 103만333원이다. 전 거래일 종가와 비교해 목표주가와의 괴리율은 6.2% 가량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으나 성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지기창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카콜라의 경우 매출 고성장기였던 1988~1998년 10년 동안 주가 대세 상승 국면을 경험했으며 이 기간 동안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32.8배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면서 "오리온의 경우에도 추세 상승에 대한 신뢰를 토대로 꾸준한 매수 후 보유(Buy&Hold) 전략이 유효하�"고 판단했다.

오리온의 해외 제과 부문은 고성장에 힘입어 앞으로 3년간 주당순이익 평균 성장률(EPS CAGR)이 31.9%에 달할 전망이다.

정혜승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 성장성에 대한 빠른 주가 반영으로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ER이 33.5배까지 상승했다"면서 "단기적인 주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을 것이나 분기 실적 모멘텀 둔화에 따른 주가 조정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극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성장성이 비슷한 중국 음식료 업체 대비 높은 프리미엄을 받는 국면이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어 앞으로 주가 상승이 둔화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아울러 9월 스포츠 토토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불확실성도 주가 상승에는 부정적 요인이라는 것.

이소용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리온의 올해 추정 실적 기준 PER 34.2배는 성장성이 비슷한 중국 음식료업체 대비 35.5% 프리미엄을 받고 있어 해외에서의 고성장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음식료업체(China Foods, Want Want, Tingyi 등) 평균 밸류에이션인 25.2배 대비 35.5%의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 애널리스트는 "추가적으로 영업이익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스포츠토토의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높은 밸류에이션은 부담스럽다"고 우려했다.

오리온의 자회사인 스포츠토토 (지분율 66.6%)는 오는 9월 스포츠복권사업 위탁계약기간이 만료가 돼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스포츠토토는 오리온 영업이익의 20%를 차지하고 있어 재계약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실적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스포츠토토는 지난해 매출액 2490억원, 영업이익 553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차별화된 성장 전망은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돼 있다"면서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확대를 위해서는 중국을 비롯한 핵심 해외 시장에서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와 스포츠토토 지분,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 합리화를 통한 부채 축소 (디레버리징)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