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신임 민주통합당 대표는 종북(從北) 논란 등과 관련해 강성 행보를 예고했다.

그는 지난 9일 대표 수락연설에서 “박근혜 새누리당의 매카시즘에 맞서 싸우겠다”고 못박았다. 정견 발표에서도 “박정희 정권은 저 이해찬이 유신체제와 맞서 싸울 때 빨갱이로 몰았다”며 “그 딸이 또다시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 히틀러식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 측은 종북 논란에 대해 강하게 치고 나간 게 지지층 결집을 불러왔고, 승리의 요인이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종북주의 공세에) 대응 못하면 파시즘으로 가겠다 싶어 정면으로 받았다”며 “이게 결정적 반전의 계기가 됐다”고 했다. 또 “저들(새누리당)이 사상을 검증한다는 게 바로 전체주의”라고 비난했다.

그런 만큼 더 강한 야당을 내세워 새누리당을 대상으로 분명한 전선을 형성할 것이라고 한 측근은 10일 전했다. 이 측근은 “대한민국 국무총리를 지낸 사람에게 자격심사를 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종북 논란과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이 대표는 국민 앞에 입장을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 정체성을 놓고 여야간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태로 침체됐던 야권연대 논의는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는 “민주·진보 진영은 언제나 다 연대를 해야만 승리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제명(출당) 결정이 내려진 이석기·김재연 진보당 의원에 대한 국회 차원의 의원직 박탈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김 의원을 옹호할 생각은 없지만 의원 다수가 제명을 결정하는 것은 횡포이고 독재적 발상”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