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ㆍ리히터 등 명화 330점 '경매 큰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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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옥션, 20일 148점 출품…서울옥션은 27일 180점
샤갈 18억~20억원대 등장…박수근·리히터도 15억 고가
정선의 '노송영지도' 출품
샤갈 18억~20억원대 등장…박수근·리히터도 15억 고가
정선의 '노송영지도' 출품
러시아 출신의 화가 마르크 샤갈(1887~1985)을 비롯해 독일 게르하르트 리히터, 알렉산더 콜더, 박수근, 백남준, 이중섭, 김환기, 장욱진, 이우환 등 국내외 최정상급 화가들의 그림과 고미술품 330여점(서울옥션 180여점·K옥션 148점)이 경매에 부쳐진다. 국내 미술품 양대 경매회사 K옥션(20일), 서울옥션(27일)의 여름 경매 행사를 통해서다. 320여점의 추정가 총액은 200억원으로 지난 3월의 봄철 경매 출품작 추정가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유럽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뉴욕 경매 낙찰률이 80%를 웃돌면서 미술시장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앤디 워홀의 꽃 그림 11억~14억원
서울옥션과 K옥션은 외국 유명작가 작품을 전략 상품으로 내걸었다. K옥션은 독일의 스타작가 리히터와 팝아트 거장 앤디 워홀, 서울옥션은 샤갈의 그림과 콜더의 조각을 각각 선보인다. 리히터의 1981년 작 ‘추상화’(65.4×80㎝)는 추정가 11억~15억원으로 그의 카탈로그에 수록된 작품이다. 투명한 색의 층 위에서 노랑, 빨강, 초록이 폭발하듯 서로 어우러지며 극적인 긴장감을 자아낸다. 워홀의 ‘플라워즈’는 추정가 11억~14억원에 나왔다.
이에 맞서 서울옥션은 서울 평창동 옥션하우스에 샤갈의 ‘부케’(81×65㎝·추정가 18억~20억원)와 콜더의 ‘사자’(5억원)를 내놓았다. 샤갈의 핵심 주제인 ‘사랑’이 잘 드러나는 1982년 작 ‘부케’는 화려한 꽃과 여인, 도시의 풍경이 함께 어우러진 작품이다. 콜더의 작품은 주황색 철사와 얇은 철판을 활용해 사자의 형태를 생동감있게 조형화한 1976년 작이다. 이 작품은 2007년 5월 크리스티 뉴욕 현대미술 경매에서 48만달러(약 5억650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는 5억원.
○이중섭의 ‘까치가 있는 풍경’ 출품
양대 경매회사는 경제 불황을 고려해 국내 근·현대 ‘블루칩’ 작가에 무게를 실었다. 서울옥션은 ‘국민화가’ 박수근의 ‘아이를 업은 소녀와 아이들’(45.5×38㎝)을 추정가 15억원에 출품했다. 어린 소녀가 갓난 동생을 업은 채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고 있는 풍경이다.
박 화백의 또 다른 작품 1960년대 작 ‘줄넘기하는 아이들’(7억~11억원)을 비롯해 캔버스와 모니터가 조화를 이룬 백남준의 설치작품 ‘보이스에 관한 에세이’(2억~3억원), 이대원의 ‘농원’, 천경자의 ‘여인’, 장욱진의 ‘마을’ 등도 새 주인을 찾는다.
K옥션은 미술시장의 ‘황제주’ 김환기의 1964~1965년 작 ‘무제’를 출품했다. 김 화백이 뉴욕에서 활동할 때 제작한 대표적인 서정적 추상 작품이다. 추정가는 9억~15억원. 이중섭의 종이 유화 그림 ‘까치가 있는 풍경’(41.7×29.1㎝)은 추정가 3억8000만~7억원에 새주인을 찾는다. 이 화백이 통영에 머물렀던 1954년께 그린 작품으로 추정된다. 푸른 통영 바다의 깊이있는 색채와 굵고 무심한 듯한 결처리가 특징이다.
○이우환 설치작품 ‘관계항’ 첫 선
두 회사는 또 지난 5월 소더비 뉴욕경매에서 142만6500달러(16억2600만원)에 팔린 ‘선으로부터’로 주목받은 이우환 씨의 설치 작품을 나란히 경매한다. 서울옥션은 가변 설치작품 ‘관계항’을 추정가 1억3000만~1억8000만원, K옥션은 1억5000만~2억원에 내놓았다. 이씨의 설치 작품이 경매에 등장하기는 처음이다.
고미술 분야 전략 상품으로는 겸재 정선의 ‘노송영지도’(2억~3억원), 백자청화산수문연적(白磁靑畵山水文硯滴·13.5×8㎝·1억~1억5000만원), 1960년대 부산항의 근대화 과정을 그린 소정 변관식의 ‘부항춘일’(4000만~6000만원), ‘청화백자수복강녕문호’(3000만~5000만원) 등이 눈길을 끈다.
프리뷰는 서울옥션(02-395-0300) 강남점에서 16~19일, 평창동 경매장에서 22~26일 진행된다. K옥션(02-3479-8888)은 신사동 경매장에서 19일까지 연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유럽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럽 경매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국내 미술시장 역시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