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2위권 카드사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면서 신한카드의 고객을 뺏어오고 있어서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시장점유율은 22.4%로 작년 말 23.8%에 비해 1.4%포인트나 하락했다. 해당 기간 개인 신용판매(일시불, 할부) 취급액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지난 1분기 겸영은행을 포함한 신용카드사의 개인 신용판매액은 84조2000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신한카드는 2007년 LG카드를 인수하면서 17.2%였던 점유율을 같은 해 24.6%로 끌어올린 후 2010년까지 줄곧 비슷한 점유율을 유지해왔다.

신한카드의 점유율 하락은 2위권 카드사들이 공격적인 영업으로 점유율을 크게 올린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3월 국민은행에서 분사한 KB국민카드는 1년 새 점유율을 1%포인트나 끌어올리며 올 1분기 14.6%를 차지했다. 삼성카드도 2010년 말 최고경영자가 바뀐 이후 공격적인 영업으로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10년 12.9%였던 삼성카드의 점유율은 지난 1분기 14.5%까지 뛰었다. 현대카드는 15.5%로 아슬아슬하게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한카드의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진 데는 지난 1월 정부가 보육료 지원을 위해 발급하는 ‘아이사랑카드’ 사업에서 탈락한 데 따른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신한카드는 2009년 이 사업에 단독 선정돼 그동안 신한카드에서만 아이사랑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2위권 카드사와 격차가 큰 1위 업체로서 감독당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카드사가 벌이는 영업경쟁에 뛰어들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점유율 하락세를 멈추기 위해 비용이 들어가는 마케팅이 아닌 다른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분기 카드업계의 순이익 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9%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2년 1분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작년 3월 분사한 KB국민카드를 제외한 신한 삼성 현대 롯데 하나SK 비씨 등 6개사의 1분기 순이익은 340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4664억원보다 1256억원(26.9%) 줄었다. 1분기 순익에서 1회성 요인인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주식매매이익(4394억원)은 제외된 것이다.

카드사 순익 감소는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 등이 원인이다. 3월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2.09%로 전년 말(1.91%) 대비 0.18%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이 2%대로 올라선 것은 2009년 말(2.23%) 이후 약 2년 만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