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사이버전 수행 능력이 세계 3위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동훈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7일 국군기무사령부가 서울 공군회관에서 개최한 ‘국방정보보호 컨퍼런스’에서 “북한은 1980년대 후반부터 사이버전에 대비하고 있으며 전자전, 서비스거부 공격, 해킹 등 다양한 유형의 사이버 공격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래식 전력이 취약한 북한은 비대칭 전력으로 사이버 전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세계 3위권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반면 우리 군은 북한에 비해 인력 조직 무기 전략 등 모든 면에서 사이버전쟁 준비 수준이 많이 뒤떨어져 총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의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교란 작전은 전자정찰국의 사이버전지도국(121국) 소행”이라고 말했다. 121국은 컴퓨터망에 침입해 비밀 자료를 해킹하고 바이러스를 유포하는 사이버전 전담부대로 3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121국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김영철 정찰총국장으로부터 직접 지휘를 받는 곳이다. 북한은 2010년 8월23~26일, 2011년 3월4~14일, 올해 4월28일~5월13일 등 세 차례에 걸쳐 GPS 교란 전파를 남쪽으로 발사했다. 이 교수는 “2009년 7월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은 평양컴퓨터기술대학 소행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은 관련 학생 전원에게 유학 등 다양한 특혜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우리 군은 정보통신 관련 전공자 일부를 사이버국방 인력으로 수급하고 있으며, 정보보호 병과 같은 전문 특기가 없다고 그는 지적했다.

북한은 1990년대 초부터 전국의 영재를 평양의 금성 1·2중학교 컴퓨터반에 모아 전문 해커로 양성했으며, 우수 학생은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대학 등에 진학시켜준 것으로 알려졌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