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결혼을 하지 않은 프랑스 영부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 여사가 잡지사 기자로 계속 일하기로 결정한 뒤 첫 기사를 썼다. 영부인 신분으로 신문에 사설과 칼럼 등을 집필했던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 여사에 관한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트리에르바일레 여사는 7일 출간된 주간지 ‘파리 마치’에 엘리너 여사에 관한 기사를 게재했다. 엘리너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운동가이자 정치가로, 여성과 인권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약한 언론인이기도 했다.

트리에르바일레 여사가 쓴 기사는 전기작가 클로드-카트린 키즈망이 쓴 ‘엘리너 루스벨트:퍼스트레이디이자 반란자’라는 책에 대한 서평이다. 그는 “생각해 보라. 기자 영부인은 새로운 게 아니다. 스캔들뿐만 아니라 대서양 건너편의 이런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적었다.

트리에르바일레 여사는 루스벨트가 1932년 대통령이 된 다음에 엘리너가 정치를 포기했지만 신문에 사설과 칼럼 등을 집필하면서 여성 권익신장 등을 위해 노력했다고 지적했다. 엘리너는 ‘여성 민주당 소식’에 사설을 쓰고, 백악관 생활을 소재로 한 신디케이트 칼럼 ‘나의 날(My Day)’을 써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칼럼은 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계속됐다.

트리에르바일레 여사는 엘리너가 2차대전 직전 (정치적으로)민감한 시기에도 “사회, 정치, 국제 문제에 대해 주저하지 않고 목소리를 냈다”며 “미국 언론들은 이를 논란거리로 보지 않았고, 엘리너는 오히려 이를 통해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고 전했다.

트리에르바일레 여사는 두 번 이혼한 뒤 10대 자녀 3명을 키우고 있으며,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는 2007년부터 비(非)결혼 배우자 관계를 맺고 있다.

그는 파리 마치에서 22년 동안 기자로 일했으며, 정치 담당으로 있다가 최근 문화 분야로 부서를 옮겼다. 트리에르바일레 여사가 기자직을 유지하는 데 대해 프랑스기자노조는 올랑드 정부와 특수 관계에 있는 기자들이 자신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될 수 있는 사안을 보도하는 것은 공정성 및 객관성 시비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