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안보 상황이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강행했던 2006년 하반기 이후 최악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미국 등 주변국과 협의를 통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최대한 억제하려는 노력이 긴요하다는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분기 중 ‘세리(SERI) 한반도안보지수’의 종합현재지수가 42.21로 전분기(45.18)보다 2.97포인트 떨어졌다고 6일 밝혔다. 3분기 예측지수도 42.22로 전분기(46)보다 3.78포인트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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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안보지수는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 40여명을 대상으로 한반도 경제안보 상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계량화한 것이다. 50점을 기준으로 그 이상은 긍정적, 그 이하는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2분기 한반도안보지수는 2005년 조사 이후 최악이었던 2006년 하반기 북한의 1차 핵실험 당시(40.64)에 근접한 수치다. 연구소는 2006년까지 반기에 한 번씩 지수를 발표하다가 2007년부터 분기별로 내놓고 있다.

방태섭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수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와 대남 강경입장 표명”이라며 “북한에 대한 주변국들의 인식이 크게 나빠진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중관계는 36.41에 그쳐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왔다. 과거 북한의 핵실험이나 연평도 포격 사건 때 50~60점대의 수치를 기록하며 양국 관계가 견고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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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국과의 관계 악화와 달리 북한 내부적으로는 안정성이 높아졌다. 북한의 정치적 안정성은 53.80으로 지난 1분기(37.77)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군부의 안정성도 48.91로 기준선에 근접했다. 김정은 체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문 참여자들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방 수석연구원은 “김정일 위원장 사망 후 인공위성 발사 등 대외적으로 강수를 두면서 한반도 정세 불안을 유도해 내부적으로는 권력 승계 과정에서 체제 안정을 이룬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해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