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만리장성의 총길이를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늘렸다. 고구려와 발해 영역까지 모두 만리장성에 포함한 것이어서 한국 등 주변국 학계와 마찰이 예상된다.

신경보 등 중국 언론들은 6일 국가문물국 발표를 인용, “만리장성 길이가 2만1196.18㎞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9년 발표(8851.8.㎞) 때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번 발표는 현존하는 중국 북부 모든 지역에 만리장성이 존재했다는 주장을 처음으로 공식화한 것이다. 고구려와 발해의 영역인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을 장성의 판도에 포함시킨 점도 논란거리다. 중국은 2006년 국무원 명의로 ‘(만리)장성 보호조례’를 제정한 이후 끊임없이 만리장성을 동·서로 확장하는 데 주력했다. 동북공정(東北工程) 작업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과거 중국 학계도 만리장성 동쪽 끝은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 산하이관(山海關)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신경보에 따르면 국가문물국이 지난 5년 동안 만리장성 길이를 측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으며 베이징 내 만리장성의 길이만 600㎞에 달했다. 베이징에서는 40㎞의 새로운 만리장성이 발견됐다. 국가문물국은 만리장성이 간쑤(甘肅) 산둥(山東) 지린(吉林) 등 15개 성·시에 걸쳐 있다고 설명했지만 처음과 끝이 어느 지점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는 진·한 시대와 다른 시대에 지은 모든 만리장성이 포함됐다.

국가문물국은 명나라 시대에 건설한 만리장성의 동쪽 끝을 북한 접경지역인 단둥(丹東) 후(虎)산성이라고 2009년 밝혀 논란을 빚었다. 이후 후산성은 고구려 시대 축조된 성으로 중국도 이 성이 고구려 유적임을 인정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