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체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은 미니어처 중 선별해 ‘이달의 뷰티박스’를 구성, 판매하는 형태의 ‘서브스크립션(정기 구입) 커머스’가 인기다.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써볼 수 있고 저렴하기 때문에 뷰티박스를 여러 개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시박스, 미미박스 등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업체들은 매월 5000명씩 가입자를 늘려가면서 월 2억~3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뷰티박스란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업체들이 각 화장품 브랜드로부터 제공받은 미니어처를 한데 모아 만든 세트를 말한다. 월간지를 구독하듯 ‘이달의 뷰티박스’를 구매하겠다고 신청하면 매월 다른 화장품 미니어처 세트를 배달해주는 방식이다. 각 화장품 업체들은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만들었던 미니어처를 무료로 뷰티박스 업체에 제공한 뒤 이들에게 홍보활동을 맡긴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거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제조업체들에는 유용한 신규 마케팅 모델인 셈이다.

미국에선 2010년 ‘버치박스’라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가 등장했고, 작년엔 독일 ‘글로시박스’도 사업을 시작했다. 글로시박스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 등 20개국에 진출했고, 국내에는 작년 6월 로켓인터넷코리아가 들여왔다.

국내 브랜드로는 미미박스, 겟잇박스, 위시박스, W박스, 와우박스 등 다양한 브랜드가 생겨나고 있다. 글로시박스는 출시 3개월 만에 2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미미박스는 올해 2월 시작한 뒤 매월 2억원대의 매출을 내고 있다.

미미박스는 ‘여자박스’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남자박스’ ‘아가박스’ 등으로 종류를 늘렸다. 1개월치 구입가는 1만6500원이며, 6개월·12개월치를 구입하면 각각 5%, 10% 할인해준다.

현행 화장품법은 샘플 판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미니어처를 통한 뷰티박스 판매는 규제대상이 아니다. 견본품·증정품이라고 찍혀 있는 샘플을 박스로 구성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품보다 사이즈가 작지만 판매를 목적으로 만든 미니어처로 상품을 구성해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오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청 화장품정책과 사무관은 “미니어처와 샘플은 용량이 아닌 판매목적이냐 증정목적이냐에 따른 구분이기 때문에 미니어처로 제품을 구성한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제품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다만 10~50㎖처럼 작은 용량의 미니어처 제품은 화장품 명칭, 제조판매업체의 상호, 가격, 제조일 등을 표시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 뷰티박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업체들이 각 화장품 브랜드로부터 제공받은 7~10개 미니어처를 모아 만든 세트를 말한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소비자가 매월 일정금액을 내고 특정 상품을 구입하는 형태의 서비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