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샐러리맨도 '폼나게' 수입차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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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푸조 청담동 전시장 앞에서 만난 20대 남성 직장인 A씨. 해외에서 유학을 마친 뒤 한국에서 직장을 다니는 그는 현재 B사 수입차를 소유하고 있다. A씨는 "요즘 친구들이 대부분 국산차보단 수입차를 몰고 다닌다" 며 "주변에선 독일 메이커의 디젤차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 같은 날 BMW 강남 전시장. 30대 직장인 박모 씨는 최근 국내 출시된 신형 320d를 알아보는 중이다. 요즘 30대들이 BMW 많이 타냐고 묻자 박 씨는 "BMW 3시리즈는 30대 남자들을 겨냥해서 나온 수입차"라고 강조했다.
◆2030세대 "국산차보다 수입차 좋다"···개인 구매율 전년대비 42% ↑
수입차를 타는 20~30대 젊은층이 급증하고 있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5월까지 20~30대 연령층의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총 1만2640대(개인구매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4%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의 수입차 구매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5월까지 전체 32.7%였던 30대 수입차 구매율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36.1%(1만521대)로 늘었다. 5월에만 30대 구매 비중은 36.6%(2441대)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20~30대 수입차 구매자는 총 1만2640명(43.4%)으로 전년 동기(40.2%)보다 늘었다. BMW·벤츠·아우디 등 고급 외제차를 타는 운전자 10명 중 4명 이상이 '2030세대'인 셈이다.
박은석 수입차협회 차장은 "과거 40대가 주도하던 수입차 구매자의 연령대가 30대로 완전히 넘어갔다" 면서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법인은 줄고 개인 구매 비중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올 들어 5월까지 수입차 개인구매 등록 비율은 2만9133대(56.4%)로 전년 동기 51.7%(2만2077대)보다 4.7%포인트 상승했다.
◆ 30대 수입차 핵심고객…"시장 덩치 키운다"
수입차를 타는 젊은층이 늘어나면서 수입차 시장 규모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올해는 수입차 연간 판매대수가 작년보다 2만 대 이상 증가한 12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1~5월 수입차 누적 판매대수는 5만1661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지금과 같은 판매 추세라면 12만 대 돌파도 무난할 전망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저변 확대에는 배기량 2000cc 미만 독일산 디젤차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달 수입차 베스트셀링 10위 안에 2000cc 미만 디젤 수입차는 BMW 520d 및 320d,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등 6개 모델이 올랐다.
업계는 젊은층의 수입차 구매율이 늘면서 2000cc 미만 디젤 수입차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수입차 업체들이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가격 인하와 신차 투입으로 한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국산차와 판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입차는 구매 후 유비 비용이 만만찮은 탓에 월급쟁이에겐 여전히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를 타는 상당수 젊은이들이 아버지 회사의 법인 명의로 차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고, 막상 직업군을 파악해보면 자영업자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