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없는 탈북자 ××개겨?"…임수경 의원 '막말' 파문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43·사진)이 탈북 대학생 백요셉 씨(28·한국외대)와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42)에 대해 ‘변절자 XX’ 등 막말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임 의원은 1989년 한국외대 재학 당시 평양에서 열린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대표 자격으로 밀입북했었다.

정치권에 따르면 백씨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임 의원으로부터 “근본도 모르는 탈북자 XX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에게 개기냐” “너 하태경과 북한 인권인지 뭔지 하는 이상한 짓하고 있지. 하태경 변절자 XX 내 손으로 죽여버릴 거야” 등의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백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일 종로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 우연히 옆 테이블에 앉은 임 의원을 만나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임 의원은 흔쾌히 이를 수락했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문제의 발단은 임 의원 보좌관의 요청으로 식당 남자 종업원이 백씨의 휴대폰에 저장한 사진을 무단으로 삭제하면서부터다. 백씨가 항의하자 임 의원은 “보좌관이 나에게 피해가 갈까봐 신경 쓴 것이라 이해해 달라”고 했다. 백씨는 임 의원의 사과를 받아들이며 “이럴 때 북한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아시죠. 총살입니다. 어디 수령님이 명하지 않은 것을 마음대로 합니까”란 농담을 던졌다. 이때부터 임 의원의 폭언이 시작됐다는 게 백씨의 설명이다.

임 의원은 논란이 되자 보도자료를 내고 “‘총살감’이라는 말을 한 것에 감정이 격해져서 나온 발언”이라며 “‘변절자’란 표현 역시 학생운동을 함께해온 하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간 것에 대한 지적이었을 뿐 탈북자를 지칭하는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또 “당사자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했다.

이호기/이현진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