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서 6월 초·중순은 입점업체들의 여름 신상품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는 시기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매년 6월 초 금액대별 구매액의 최대 5%를 상품권으로 주는 행사를 진행해왔다. 정기세일이나 브랜드세일 등 점포 차원에서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 시기에 소비자들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여 신상품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판매촉진 행사다.

소매경기가 침체된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백화점들은 상품권 증정 이벤트를 그대로 진행하되 신상품 프로모션보다는 대규모 ‘떨이’ 행사에 집중하고 있다.

◆백화점 ‘때아닌 떨이’ 행사

신상품 팔아야 할 철인데…백화점, 최고 '80% 떨이' 나서
롯데백화점의 지난달 매출은 기존점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5.8%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2.5%, 신세계백화점은 5.5% 늘어났다. 전달(4월) ‘마이너스 성장’했던 데 비하면 다소 회복세를 보였지만 백화점 분위기는 밝지 않다. 신상품이 잘 팔렸다기보다 백화점들이 작년엔 하지 않았던 대규모 재고 소진 행사나 시즌상품 초특가 행사를 벌여 매출이 늘어났다는 점에서다.

백화점 성장을 이끌던 명품 매출은 지난달 2~4% 늘어나는 데 그첬고, 화장품 여성정장 등 주력 상품군은 정체되거나 소폭 감소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달 본점에서 열린 구두·핸드백 재고 소진 행사와 원피스 초특가전에서 각각 20억원과 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행사장에서 일반 매장으로 이어지는 연관 구매효과는 기대만큼 일어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백화점들은 소비심리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재고 판매 행사로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선글라스 등 시즌상품은 물론 명품과 겨울상품까지 최대 80% 싸게 파는 ‘떨이’ 행사가 등장했다. 롯데는 본점(오는 6일까지)과 노원점(5~10일)에서 ‘선글라스 특집전’을 열고 셀린느 에스카다 등 유명 브랜드 제품을 5만~9만원에 판다.

현대는 4~10일 수도권 7개 점포에서 루치아노최, 지고트, 쁘렝땅 등 25개 브랜드의 10만벌을 푼다. 판매가 기준 100억원대 물량으로 평균 할인율은 50%다. 신촌점 등 4개점에서는 캘빈클라인 게스 등의 여름 티셔츠를 최대 80% 싸게 판다. 신세계는 4~7일 영등포·의정부점, 5~7일 인천점 등에서 패딩코트 트렌치코트 등 겨울 상품을 최대 80% 싸게 내놓는다.

◆대형마트 불황·규제 ‘이중고’

대형마트의 전년 동월 대비 매출은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백화점 못지않은 대규모 할인행사에 나섰지만, 매출 감소세는 심화됐다. 이마트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4.0% 감소했고, 홈플러스는 6.8%, 롯데마트는 2.6% 줄어들었다. 소비가 위축된 데다 지난달 월 2회 일요일 강제휴무 등 지방자치단체의 영업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게 결정타를 날렸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휴무 시행으로 일요일 매출이 다른 요일로 분산되기보다 소비자들이 아예 쇼핑을 쉬어가거나 구매를 줄이는 등 소비위축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다양한 판촉행사를 펴고 있지만 효과가 신통치 않다”고 설명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