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인지 아마인지…90타 '호된 신고식'
‘헉! 프로가 90타를 치다니….’

국내 남자프로골프 ‘제7회 메리츠솔모로오픈(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 1라운드에서 프로골퍼가 아마추어 스코어인 18오버파 90타를 쳤다.

올해 루키인 김현우(20)는 31일 경기도 여주 솔모로CC 퍼시먼·체리코스(파71·6771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버디는 2개에 그친 반면 보기 7개, 더블보기 3개, 트리플보기 1개, 더블파(양파) 1개를 기록하며 최하위인 155위로 추락했다. ‘조건부 시드권자’인 김현우는 프로 첫 무대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국내 대회에서 프로가 기록한 18홀 역대 최다 타수는 99타다. 1997년 경기도 성남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에서 열린 제1회 현대마스터즈 4라운드에서 니코 V 렌즈버그(남아공)가 기록했다. 국내 선수로는 이준석(41)이 2009년 경기도 용인 아시아나CC 동코스에 열린 KPGA선수권에서 98타를 쳤다. 2009년 롯데스카이힐김해에서 열린 토마토저축은행 첫날 초청선수로 출전한 아마추어 ‘의족 골퍼’ 엠마뉴엘 자벨타가 친 104타가 프로대회 공식 기록으로는 최다 타수다.

선수들은 스코어가 나쁘면 기록 관리를 위해 경기 도중 포기하는 ‘비신사적인 행동’을 한다. 기권하면 스코어 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도 김승혁(26)이 15번홀까지 8오버파를 치다가 기권했다.

‘마의 14번홀(파4·체리코스 5번홀)’의 공포는 여전했다. 버디는 단 3개에 그쳤고 더블보기 이상은 27개가 쏟아졌다. 13번홀까지 3언더파로 공동 3위를 달리던 박상현(29)은 이 홀에서 티샷 OB로 트리플보기를 범해 선두권에서 밀려났다.

한편 박준원(26)이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6타를 쳐 단독 선두에 나섰다. 타이틀 스폰서인 메리츠화재의 창립 90주년을 기념해 17번홀(파4) 290야드 지점 페어웨이에 마련된 ‘90주년 존’에는 이날 총 24명이 들어갔다. 90번째로 친 티샷이 이 존에 들어가면 해당 선수에게 K7 자동차가 주어진다.

솔모로CC=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