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뷰티사업장은 대한민국 화장품 1등 주자인 아모레퍼시픽이 2020년까지 ‘글로벌 톱7’ 기업이 되는 출발점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49·사진)은 30일 경기도 오산에서 ‘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 준공식’을 갖고 “최상의 원료와 최고의 기술로 정성 어린 제품을 만들어 가장 빨리 전 세계로 배송하는 아모레퍼시픽의 핵심기지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6조원가량인 이 사업장의 제품 공급능력을 2020년까지 국내 물량 9조원, 중국 2조원 등 총 14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오산 뷰티사업장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스킨케어 사업장과 메이크업 사업장, 5개 지역 물류센터를 통합한 곳이다. 대지면적 22만4000㎡에 건축면적도 8만9000㎡에 달한다. 태양광 모듈과 가로등, 1400 규모의 우수(雨水) 저장소와 정화처리시설 등 친환경적인 시설도 마련했다.

오산 뷰티사업장은 서 사장이 품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연구·개발(R&D) 전략’의 핵심기지다. 서 사장은 “1990년대 말 이곳으로 부지를 정하려고 왔었는데 돌산을 깎고 최첨단 친환경 시설로 만들기 위해 참 오랫동안 공을 들인 곳”이라며 “회사가 커지려면 결국 세계로 나가야 하고 그러기 위한 국제규격, 제품력, 위생관리 등 엄격한 글로벌 기준을 맞춘 생산기지”라고 강조했다.

기압이 각기 다른 생산라인, 연간 6000만개 스킨케어 제품과 2300만개 메이크업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자동화 시설, 전국 익일 배송이 가능한 물류 시스템 등을 갖춘 것도 그래서다. 이곳에서 2020년까지 5000억원대 매출을 내는 브랜드 10개, 1조원대 브랜드 4개를 육성해 11조원(국내 6조원, 해외 5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서 사장이 중시하는 원료 개발을 위해 200여종의 식물을 재배하는 ‘원료식물원’도 따로 만들었다. 그는 “좋은 원료에서 좋은 제품이 나온다는 창업자 서성환 회장의 뜻을 이어받기 위해 다양한 원료를 직접 재배·실험하는 곳을 만들었다”며 “주말에는 지역사회에도 개방해 자라나는 세대들이 식물과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사장은 “아모레퍼시픽이 R&D와 생산설비에 투자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며 “우리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 우리가 제일 해보고 싶은 하나의 사업을 깊이 파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오산 사업장에 3700억원을 투입했고, 지난해 대전 매스코스매틱 사업장 증축에 800억원을 들였다. 내년 안성헬스케어사업장 증축에 1000억원, 2014년 중국 상하이 신사업장 준공에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사업 다각화에 대해 그는 “패션이나 다른 사업으로 확장하는 데 대해 고민해보긴 했지만 우리 화장품을 전 세계인이 다 쓰게 되는 그날까지 한번 도전해볼 계획”이라면서도 “아무래도 앞으로 사업을 국제화하면 할수록 인수·합병(M&A)할 기회들이 계속 많이 생겨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서울 용산 사옥을 최신식으로 다시 짓기 위해 내년 2월 4000여명의 전 직원이 서울 수표동의 시그니처타워 5~13층으로 옮기기로 했다. ‘좋은 공간에서 좋은 창의력이 나온다’는 서 사장의 신념 때문이다. 용산의 5만평(약 1만6530㎡) 부지에는 모든 직원을 수용할 수 있는 최첨단 사옥을 짓고 2017년께 입주할 예정이다.

오산=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