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관련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주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이를 계기로 ‘DHC 2020 비전’ 등 재도약을 위한 계획을 더 과감히 수립할 수 있었습니다.”

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56·사진)은 30일 “어려운 시간을 극복하기 위해 마음을 모아서 함께 해온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가장 감사하다”며 “2020비전을 실행해 학교의 경쟁력을 확실히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대구보건대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 동안 교수채용과 학교기업에 대한 비리혐의로 경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비리혐의가 언론에 보도돼 사실여부에 상관없이 학교는 긴 시련의 시간을 거쳐야 했다.

“지난달 27일 무혐의·불기소로 최종 마무리되면서 학교가 정상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둡고 긴 터널을 함께 지나오는 과정에서 학교 구성원 전체가 하나로 뭉치고 더 성숙한 관계로 전환되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남 총장은 “수십명의 교직원이 경찰 수사를 받았고, 대학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27일 무혐의 확정 직후 남 총장은 총학생회로부터 20여통의 축하와 격려 문자를 받았다.

남 총장은 “학교 관련 비리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학생들은 학교와 재단에 항의하기보다는 오히려 ‘힘내세요’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줘 감동을 받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어려움 속에서 이뤄진 직원과 학생들의 단합은 학교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힘이 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는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 전국 두 번째로 많은 69억1500만원의 지원금을 타냈다. 또 창업보육센터는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남 총장은 지난 10일 세계 수준의 보건의료전문교육, 건전한 직업의식교육, 글로벌교육 등 3개 교육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발전계획 ‘DHC 2020 비전’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2010년 3월 전국 보건대학 최초로 개원한 부설병원을 ‘현장실습형 병원’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의과대학이 없는 전문대학이 병원을 운영하는 것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남 총장은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는 만큼 개의치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합병원과 대등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근 보건계열 학과들이 점차 늘고 있지만 병원 수는 한정돼 있어 학생들이 실습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남 총장은 “이 병원은 학생들에게 부족한 실습공간을 제공하고 지역 주민의 의료서비스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