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30일 기술적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소폭 완화된데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과 미국의 주택 가격 하락세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25.74포인트(1.41%) 상승한 1849.91로 장을 마쳤다. 스페인 재정위기 우려에 소폭 하락세로 출발한 후 1820선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지만 외국인이 사자로 돌아섰다.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장중 한때 1850선을 넘어섰다.


29일 미국 뉴욕 증시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과 그리스 경제에 대한 우려 완화로 상승했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25.86포인트(1.01%) 오른 1만2580.69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11% 오른 1332.42를, 나스닥지수는 1.18% 상승한 2870.99를 기록했다.


전날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쳤던 그리스 보수정당인 신민당이 여론 조사에서 긴축안에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을 앞섰다는 결과가 뉴욕 증시에도 영향을 줬다.


중국 정부가 성장세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대한 승인 속도를 높이면서 지난달 말 대형 중국 은행들의 대출이 늘어났다는 보도가 경기 부양 대책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미국의 주요 20개 도시 집값을 나타내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6% 하락하며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소폭 밑돌았다. 하지만 전달의 3.5%보다 하락폭이 둔화됐다. 2010년 12월 이후 1년3개월 만에 가장 적은 하락폭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기술적 반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가 글로벌 경제와 금융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 시행 기대가 반영되며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며 "통상적으로 단기 급락폭의 38.2%와 50%의 되돌림을 기술적 반등 영역으로 설정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1차로는 1864, 2차로 189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들 지수 벽을 넘어서려면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가 완화되는 계기가 마련돼야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우려의 정점을 통과했다는 관점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에서의 주식시장 '터닝'은 의미가 있다는 판단" 이라며 "다만 그리스 유로존 잔류 가능성 증대가 증시 바닥을 만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스페인 이슈의 전개 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잔존한다"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매입(3차 LTRO) 또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유로안정화기구(ESM) 메커니즘을 동원한 스페인 은행에 대한 직접적인 자본확충지원 등이 성사될 때, 더 나아가서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통해 성장의 세부적인 안이 마련될 때 비로소 급락 직전의 지수대를 완전 회복하는 전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론 여전히 낙폭 과대주들이 투자대상으로 꼽혔다.


곽 연구원은 "전략 측면에선 단기 관점에서 낙폭이 컸던 종목군, 단기 급등락을 피하고 싶은 중장기 투자자들은 가격 매력이 높은 통신·IT·에너지와 중국 소비부양 수혜가 기대되는 자동차, 화장품 관련주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