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에게 듣는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공약 앞세워 박근혜와 싸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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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 정치도 투명성이 문제"
대세론은 감성에 의존…공약 보고 투표 땐 기회
새누리 공천 과정 문제…1당 됐다고 덮어지지 않아
대세론은 감성에 의존…공약 보고 투표 땐 기회
새누리 공천 과정 문제…1당 됐다고 덮어지지 않아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사진)은 기회 있을 때마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 스스로 대기업(현대중공업) 오너 출신이라는 점에서 그의 대기업 책임론이 더 관심을 끈다. 정 의원은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기업의 지배구조나 의사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며 “나아가 대기업은 국민으로부터 혜택을 받은 만큼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의 잘못 중 하나는 ‘시장 친화’가 아닌 ‘기업 친화’를 추구했다는 것”이라며 “이런 전철을 밟지 않고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순환출자금지제도나 출자총액제한제도 등의 규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전국을 돌면서 무엇을 느꼈나.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농촌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청년들이 다 떠나고 노인들만 남은 농촌의 현실을 눈으로 보면서 농업문제를 경제논리로만 풀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농촌 지원을 비롯해 다양한 정책 대안을 마련할 것이다.”
▷대기업 정책은 어떻게 가져갈 생각인가.
“대기업 정책의 핵심은 투명성 확보다. 야당은 순환출자금지나 출자총액제한제를 부활해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투명성이다.
대기업의 지배구조나 의사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만드는 게 실효성 없는 규제를 만드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대통령이 된다면 이 부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또 대기업이 국민으로부터 혜택을 받은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계도적 차원의 법적 조치도 준비할 것이다.”
▷투명성이라는 화두는 정치 영역에도 적용되나.
“통합진보당 사태만 봐도 정치의 투명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문제는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도 투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지역구 공천이 어떤 기준에 의해 이뤄졌는지, 비례대표 후보 1번이 왜 1번인지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정치나 경제 영역이 투명하지 않으면 부정·부패가 발생한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천을 주도했다.
“박 전 위원장이 나서서 예상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한 것은 분명 잘한 일이다. 그렇다고 공천이 투명하지 않았다는 잘못이 덮어지는 것은 아니다. 박 전 위원장 중심의 새누리당은 투명성이 많이 떨어진다. 그가 대선 후보가 될 경우 불투명성이 약점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박근혜 대세론’이 이어지고 있다.
“박 전 위원장 지지자 중 ‘박 전 위원장이 대세라 좋아한다’는 이들이 많다. 순환논리다. 경제나 외교안보, 교육 등의 분야에 대한 박 전 위원장의 신념에 동의해서 그를 지지한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치인들의 공약과 신념을 따져보고 투표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풍’에 기댄 야권 주자들이 선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많은 국민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노무현식 정치’가 반복되기를 바란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노 전 대통령의 후광에 기대 대선 승리를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이명박 대통령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문제는 중도실용을 표방하면서 국정철학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가치관을 바로잡지 못했다.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물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물가를 직접 통제하는 방식을 썼는데, 효과보다는 역효과가 많았다.”
▷기업가 출신으로 대선 승부수는 뭔가.
“기업을 경영했기 때문에 투자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도 투자를 해야 한다. 미래와 청년들에게 투자하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정했다. 경험과 능력을 모두 바쳐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도병욱/이현진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