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실수! 볼마커 원위치 않고 퍼팅…존슨 '십년감수'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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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플라자인비테이셔널
마지막홀 2벌타 받고도 더프너 1타차로 제쳐
마지막홀 2벌타 받고도 더프너 1타차로 제쳐
어처구니없는 실수였다. 2007년 마스터스 챔피언 잭 존슨(미국)은 28일(한국시간)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콜로니얼CC(파70)에서 열린 미국 PGA투어 크라운플라자인비테이셔널(총상금 640만달러) 최종라운드 18번홀(파4) 그린에서 믿기지 않는 행동을 했다.
3타차 단독선두인 존슨은 우승을 확정짓는 1.5m 파 퍼팅을 남겨뒀다. 그런데 동반자인 제이슨 더프너(미국)의 퍼팅 라인 선상에 그의 볼 마커가 놓이게 됐다. 존슨은 자연스레 한 차례 퍼터헤드 길이만큼 아래쪽으로 볼 마커를 이동시켰다. 그가 선수생활을 하면서 아마도 수백 번 이상 해봤을 동작이었다.
더프너의 퍼팅이 끝나고 존슨은 우승을 확정짓는 퍼팅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는 볼 마커를 원위치시키지 않고 그대로 퍼팅을 해 경기를 끝냈다. 존슨의 캐디도, 동반자인 더프너도 그에게 볼 마커를 원위치시켜야 한다는 말을 해주지 않았다. 존슨이 주먹을 불끈 쥐고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동안 경기위원이 다가와 오소플레이로 2벌타를 부과했다.
천만다행인 것은 존슨이 2벌타를 더하고도 합계 12언더파 268타로 더프너에게 1타차 우승을 거뒀다는 것이다. 만약 벌타를 반영하지 않고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면 실격처리 될 수도 있었다.
보통 선수들은 동반자가 볼 마커를 움직일 때 이를 잊지 않도록 “(퍼터헤드 길이만큼) 한 번 이동했다”는 식으로 다시 알려준다. 공교롭게도 존슨이 마커를 옮기는 동안 그의 캐디는 등을 돌린 채 이동하는 중이어서 이를 지켜보지 못했다. 더프너 또한 존슨이 퍼팅하려고 볼을 놓는 순간 홀아웃한 뒤 등을 돌리고 그린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더프너는 존슨이 볼 마커를 원위치하고 퍼팅할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1타차 단독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돌입해 시즌 3승에 도전했던 더프너는 9번홀(파4)에서 108야드를 남기고 친 웨지샷이 그린 앞 턱을 맞고 해저드로 들어가면서 더블보기를 범한 데 이어 15번홀(파4)에서도 140야드에서 친 두 번째샷이 그린 왼쪽 해저드로 들어가 트리플보기를 하면서 무너졌다. 그는 이날 4오버파 74타를 쳤다.
재미교포 존 허(22)가 합계 5언더파로 공동 5위를 차지했고 케빈 나(29)는 마지막날 4타를 줄이는 저력을 발휘하며 합계 2언더파로 공동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양용은(40)과 노승열(21)은 합계 1오버파 공동 31위에 그쳤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