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영, 2주 연속 우승 '환호'
김자영(21·사진)이 동갑내기 친구 정연주를 꺾고 제5회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5억원)에서 정상에 오르며 2주 연속 우승컵을 따냈다.

김자영은 27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GC(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결승전에서 정연주와 18번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1UP(한 홀차 승)으로 이겼다. 우승상금은 1억원. 그는 지난주 우리투자증권레이디스오픈에서 생애 첫승을 따낸 데 이어 또다시 우승을 추가하며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2주 연속 우승이 나온 것은 2009년 10월 서희경 이후 2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

4강전에서 임지나(25)를 4&3(3홀 남기고 4홀차 승)으로 누르고 결승에 안착한 김자영은 15번홀까지 AS(All Square·무승부)를 이룰 정도로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16번홀(파3)에서 두 선수 모두 그린을 미스했으나 김자영은 파세이브에 성공한 반면 정연주는 보기를 기록하면서 승부의 추가 기울기 시작했다. 18번홀(파5)에서 모두 세 번째 샷을 올렸으나 버디에는 실패했고 파로 비기면서 김자영의 우승이 확정됐다.

김자영은 결승전을 제외한 5개의 매치에서 한 차례도 17, 18번홀을 치르지 않을 정도로 비교적 쉽게 승리를 거둬 체력적인 소모가 덜했다. 김자영은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정연주도 힘들어해서 서로 실수를 주고받았다. 어릴 때 수영을 하면서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 강한 정신력을 키운 게 도움이 됐다”고 우승 비결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정연주와 친한데 둘 중에 누군가는 떨어져야 한다는 게 제일 힘들었고 속상했다. 사람 욕심은 끝이 없다. 2연승을 했으니 다승왕과 상금왕이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그의 우승에는 캐디 김기욱 씨(21)의 영향도 컸다. 세미프로인 김씨는 지난해 양수진(21)이 우승할 때도 골프백을 멨다. 캐디로서 2년 연속 우승을 함께한 셈이다. 김씨는 주니어 시절부터 라데나에서 연습생을 지내 코스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양수진이 올해부터 전문 캐디를 고용하면서 소개를 받아 김자영의 캐디를 맡게 됐다. 김자영은 “코스에서 결정은 물론 내가 했지만 캐디가 코스를 잘 알아서 참고가 많이 됐다”고 말했다.

정연주는 4강전에서도 양제윤(20)과 마지막홀까지 승부를 펼치면서 정신적·육체적으로 피로감이 쌓였다. 특히 17번홀까지 무승부를 기록한 상태에서 비가 내려 경기가 중단되면서 리듬이 끊긴 점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전날 열린 16강전에서도 이성운(23)을 18번홀에서 한 홀차로 힘겹게 누르고 8강전에 오르기도 했다. 3, 4위전에서는 임지나가 양제윤을 2&1으로 이겼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