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등장하며 주식 거래수단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총성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고 가지각색의 전략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 MTS 대상] 모바일 광속변화, 증권사 '총성없는 전쟁'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모바일 주식거래대금 비중은 지난해 1월 3.10%에 불과했다. 하지만 같은 해 9월에는 6.28%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올 4월에는 모바일 거래 비중이 6.92%까지 늘어났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지난해 1월 MTS 주식거래대금 비중은 5.71%에 그쳤으나 9월 10.14%까지 늘었다. 올 4월에는 그 비중이 13.74%까지 뛰었다.

같은 기간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거래 비중이 43.67%에서 37.16%로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 2009년 11월 국내에 애플의 아이폰이 들어오면서 스마트폰 열풍이 시작된 지 2년6개월만이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현재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2672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5255만명의 50.84%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국민 2명중 1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우리 사회가 이미 '스마트 사회'로 깊숙히 들어와 있음을 의미한다. 스마트폰은 기존의 단순한 통화 기능에서 벗어나 쇼핑, 오락 등 일상생활의 공간이 됐고, 산업측면에서도 정보통신 산업은 물론 금융, 자동차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동반성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스마트폰시대를 맞아 증권가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PC기반 HTS 확산으로 객장에서 주문을 내는 시대는 막을 내렸다. 지난해 기준으로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 거래의 41%와 75%(금액기준)가 HTS를 통해 이뤄졌다.

하지만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수가 2600만명을 돌파하면서 MTS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MTS는 모바일 친화도가 높은 젊은 투자자들이 선호한다는 점에서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주식매매가 가능한 거래 환경이 젊은 투자자들의 요구와 맞아 떨어졌다.

증권사들도 핵심 브로커리지(주식중개)부문의 신성장분야인 모바일시장 선점을 위해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증권사들의 MTS 시장 공략은 이미 2010년부터 시작됐다. 대부분 증권사는 스마트폰용 자체 주식거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출시하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10년 2월 업계 최초로 스마트폰 주식거래서비스 'M-Stock'을 출시했다. 음성으로 종목 검색을 가능하게 만들어 타 증권사와 차별적인 요소를 뒀다.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민원을 처리하기도 한다.

키움증권은 2010년 8월 HTS '영웅문'과 연동되는 스마트폰 앱 '영웅문S'를 출시했다. 지난해 1월부터는 아이패드용 주식거래 앱 '영웅문T'도 출시했다. '호가주문', '쾌속주문', '예약주문' 등 서비스로 차별화한 키움증권은 3월 현재 MTS 시장내 시장점유율(M/S) 1위(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MTS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특허권을 내세우는 곳도 있다. SK증권은 지난 3월 스마트폰 실시간 시세포착 서비스인 '주식 파수꾼(주파수)'에 대한 특허등록을 마쳤다. 투자 종목이 목표가에 도달하거나 신규 뉴스가 발생했을 때 푸쉬(Push) 알람 기능을 통해 내용을 전송해주는 서비스다.

SK증권은 '주파수' 서비스를 무단 사용한 혐의로 대형 증권사 3사에 두 차례에 걸쳐 경고장을 발송하기도 했다. SK증권 측은 "지난 3월 특허 침해와 관련한 안내장을 3곳 증권사에 발송했음에도 개선사항이 없어 이달 좀더 강화된 내용의 2차 안내장을 보냈다"며 "이후에도 변화가 없을 경우 법적 대응 등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한국투자증권은 MTS용 앱을 통해 선물옵션거래와 주가연계증권(ELS), 공모주 청약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동양증권은 지난해 11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블랙베리 증권서비스를 오픈, 단말기(OS) 종류에 따라 사용 가능한 다양한 앱을 내놓았다. 한화증권은 은행연계 계좌에 한해 수수료 0.011%를 적용하며 업계 최저 수수료를 무기로 삼고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유선인터넷 기반의 HTS와 달리 MTS는 무선인터넷과 통신망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스마트폰 이외의 다양한 매체로 확장이 가능하다"며 "낮은 공간 제약으로 인해 향후 추가적인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에 따라 MTS 등장은 단순한 온라인 채널의 확장이 아닌 온라인 채널 다변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