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애 보는데 팀장이 전화하더니…"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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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육아와 승진 두 갈래 길에서 고민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아직 여직원들의 출산과 육아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기업문화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많은 기업들이 여성 직장인들의 오랜 고충을 고려해 실효성 있는 제도를 도입해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회사도 증가하고 있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독약품은 지난 3월 정기인사에는 육아휴직 중인 5명의 여직원을 승진시켰다.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았다. 김영진 한독약품 회장은 “승진이란 2~3년 동안의 업무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고 앞으로의 기여도를 보는 것”이라며 승진 발령을 했다.
김 회장은 "일과 가정이 행복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가족 친화적인 기업문화를 사내에 정착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며 "출산과 양육 문제로 고급 여성 인재를 잃는 것은 회사 차원에서도 불이익"이라고 말했다.
한독약품은 1977년부터 격주 휴무제를 시행하고 주5일 근무제는 실제 법제화된 2005년보다 훨씬 앞서 1998년에 도입했다. 임신 및 출산 직원을 위해 출산휴가, 육아휴직, 태아검진 휴가 등을 시행하고 있다. 출산 후 업무에 복귀한 직원들이 일과 업무를 병행할 수 있도록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탄력근무제도, 육아기 단축 근로, 재택근무제도 등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에는 출산 장려를 위해 첫째 아이는 10만 원, 둘째는 50만 원, 셋째는 100만 원을 출산 장려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본사 18층에는 모유 수유를 원하는 엄마들을 위해 유축기, 침대, 소파 등이 갖춰진 엄마방을 운영하고 있다.
한독약품은 워킹맘을 위해 단순히 제도를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원들이 실제 이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는 기업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점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에는 여성가족부가 주최하는 가족친화기업 인증제에서 ‘가족친화인증기업’으로 선정됐다. 2010년에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아이낳기 좋은세상 운동 경진대회’에서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2월 제약업계 최초로 사내 어린이집 ‘리틀베어’를 개원했다. 대웅제약은 전체 직원의 30%가 여성이다. 여성에게 인기 좋은 제약회사로 꼽히는 회사다. 리틀베어는 433.6㎡(131평) 규모의 공간에 아동학·유아교육학 학·석사 출신으로 구성된 전문 교사진들이 0세부터 만 5세까지의 어린이들을 돌보고 있다. 13명이던 원생은 25명, 선생님은 4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기대 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릴리 역시 여성직원이 전체직원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다국적 제약사다. 여성친화적인 제도를 적극 도입해 운영해 나가고 있다. 2005년부터 유연근무제를 시작하고 2009년부터는 이를 확대해 탄력근무제와 완전 재택근무제를 추가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가사와 직장의 병행이 어려운 워킹맘인 여직원들이 망설임 없이 이 제도들을 신청해 실제적으로 적극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재택근무의 경우 신청한 직원의 집에 컴퓨터, 전화, 인터넷 등 업무에 필요한 시설을 실제 사무실과 유사하게 설치해 주고 제반비용도 지원하고 있다. 회사로 출근할 때와 같은 연봉과 복리 대우를 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알려졌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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