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통합당 후보가 24일 치러진 당 대표 선출을 위한 대구·경북 경선에서 여유있게 1위를 차지했다. 누계에서도 이해찬 후보를 누르고 선두로 올라섰다.

김 후보는 2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경선에서 대의원 투표 결과 691명의 투표인 가운데 280표를 획득해 200표를 얻는 데 그친 이해찬 후보를 80표차로 제치며 역전에 성공했다. 3차 경선까지 1위를 달렸던 이 후보는 대구 출신인 추미애 후보(212표)에 이어 3위에 그쳤다. 그동안 하위권에서 맴돌았던 조정식 후보도 지난 4·11 총선 때 대구에서 출마했다 아깝게 낙선했던 김부겸 전 최고위원의 지지에 힘입어 189표를 획득, 4위를 차지했다. 이어 우상호(158표) 강기정(115표) 이종걸(98표) 문용식(76표) 후보 등의 순이었다.

김 후보는 이날 승리로 처음으로 누적 득표 수에서도 이 후보에 52표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김 후보의 승리는 ‘이-박 연대’에 대한 대의원들의 거부감이 작용한데다 지역 내 영향력이 상당한 이강철 전 청와대 수석 등의 지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 전 수석은 선거 초반부터 김 후보를 적극 지원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향후 선거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김 후보는 “당심이 민심을 잘 수용한 결과”라며 “대구·경북에서 저를 1위로 만들어 준 것은 12월 대선에서 박근혜 의원을 꺾으라는 명령”이라고 말했다.

물론 대전·충남 세종·충북 등 이 후보의 지지세가 높은 지역이 기다리고 있어 혼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어차피 추미애 조정식 후보 등으로 표가 분산될 수밖에 없어 쉽지 않은 승부가 되리라 예상했었다”며 “오히려 표차가 80표 밖에 나지 않아 김 후보 측이 더 초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까지 개표 결과 초반 판세는 여전히 김ㆍ이 후보의 양강 구도에 추미애, 우상호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