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 매장 50여곳 대부분 문연채 에어컨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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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명동 냉방 단속 첫 날
7월부터 과태료 최대 300만원
7월부터 과태료 최대 300만원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24도를 기록한 24일 오후. 전날 30도에 육박한 무더위에 비해 많이 시원한 날씨였지만 서울 명동에 있는 매장들은 여전히 에어컨을 틀어놓은 채 출입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었다. 명동예술극장 앞 사거리에서 중앙로를 따라 늘어선 50여개 업체 중 문을 닫고 있는 매장은 단 두 곳뿐이었다. 매장 앞을 지날 땐 에어컨 바람으로 인해 서늘한 기운을 느낄 정도였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명동거리를 중심으로 중구청, 한국전력과 함께 에너지 절약 시범계도활동을 펼쳤다. 예년에 비해 빨리 찾아온 초여름 더위 때문에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일부 원전의 가동중단 등으로 전력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시는 에너지 다소비 건축물의 실내 온도를 여름철(6~9월)에 26도 이상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다음달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도 한 달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오는 7월부터 음식점 및 옷가게 등에서 출입문을 열어놓고 에어컨을 틀 경우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릴 계획이다.
시 관계자들은 이날 명동거리를 돌면서 출입문을 개방한 채 냉방기를 가동하는지와 적정 실내온도 준수 여부 등을 점검했다. 시의 조례 시행과 과태료 부과 조치에도 불구하고 명동거리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기자가 시 관계자들과 함께 문을 활짝 연 매장에 들어가 보니 내부 온도는 거의 대부분 25도 이하를 유지하고 있었다. 매장 직원들도 긴 팔을 입고 근무했다.
상점 주인들은 정부와 시의 에너지 절약 대책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지켜지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1층 매장에 9개의 에어컨을 틀어놓은 한 스포츠 매장 직원인 박모씨는 “문을 닫으면 고객들이 발을 돌린다”며 “매장 온도가 조금만 높아도 짜증을 내는 손님들이 적지않다”고 말했다.
명동예술극장 앞의 한 의류매장 주인 김모씨는 “명동에선 수십 곳의 소형 매장들이 피를 말리는 경쟁을 하고 있다”며 “이런 와중에 실내온도를 26도로 유지하라는 건 지나친 조치”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화장품 가게 직원은 “문을 연 상태로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한여름엔 30도까지 온도가 올라간다”며 “립스틱의 경우 제품 손상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상점 주인들은 “과태료를 무는 한이 있더라도 냉방 온도를 예전처럼 그대로 유지하겠다”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시는 이날 시범계도에 이어 다음달엔 시 전역을 대상으로 계도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식경제부 고시가 확정되는 오는 7월 이후에는 과태료를 부과해 출입문을 개방한 채 냉방기를 가동하는 행위 등을 본격적으로 적발할 방침이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서울시는 이날 오후 명동거리를 중심으로 중구청, 한국전력과 함께 에너지 절약 시범계도활동을 펼쳤다. 예년에 비해 빨리 찾아온 초여름 더위 때문에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일부 원전의 가동중단 등으로 전력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시는 에너지 다소비 건축물의 실내 온도를 여름철(6~9월)에 26도 이상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다음달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도 한 달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오는 7월부터 음식점 및 옷가게 등에서 출입문을 열어놓고 에어컨을 틀 경우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릴 계획이다.
시 관계자들은 이날 명동거리를 돌면서 출입문을 개방한 채 냉방기를 가동하는지와 적정 실내온도 준수 여부 등을 점검했다. 시의 조례 시행과 과태료 부과 조치에도 불구하고 명동거리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기자가 시 관계자들과 함께 문을 활짝 연 매장에 들어가 보니 내부 온도는 거의 대부분 25도 이하를 유지하고 있었다. 매장 직원들도 긴 팔을 입고 근무했다.
상점 주인들은 정부와 시의 에너지 절약 대책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지켜지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1층 매장에 9개의 에어컨을 틀어놓은 한 스포츠 매장 직원인 박모씨는 “문을 닫으면 고객들이 발을 돌린다”며 “매장 온도가 조금만 높아도 짜증을 내는 손님들이 적지않다”고 말했다.
명동예술극장 앞의 한 의류매장 주인 김모씨는 “명동에선 수십 곳의 소형 매장들이 피를 말리는 경쟁을 하고 있다”며 “이런 와중에 실내온도를 26도로 유지하라는 건 지나친 조치”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화장품 가게 직원은 “문을 연 상태로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한여름엔 30도까지 온도가 올라간다”며 “립스틱의 경우 제품 손상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상점 주인들은 “과태료를 무는 한이 있더라도 냉방 온도를 예전처럼 그대로 유지하겠다”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시는 이날 시범계도에 이어 다음달엔 시 전역을 대상으로 계도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식경제부 고시가 확정되는 오는 7월 이후에는 과태료를 부과해 출입문을 개방한 채 냉방기를 가동하는 행위 등을 본격적으로 적발할 방침이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