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시트(Greek+exit·그리스의 유로존 퇴출)’ 우려에 대한 해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담이 뚜렷한 합의 없이 막을 내렸다. 이에 국내 증시도 24일 불안정한 대외상황을 반영하며 1800선을 경계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모두 적극적인 시장 대응을 자제해야 할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현금비중을 늘리거나 대응하더라도 대외환경에 방어적인 성격의 내수주(株)로 매매해야 한다"며 "직접투자가 아닌 펀드 등 간접투자 비중을 늘리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권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단 이번 유럽 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에 정부가 없는 상태"라면서 "EU 정상들이 모여 좋은 해결책을 마련해 내놓는다 하더라도 정작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리스 정부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6월 중순 이후 그리스의 연립정부 수립 여부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의 정책 공조 발표 등을 지켜본 뒤 시장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게 오 팀장의 분석이다.

오 팀장은 "당분간 유럽발(發) 이슈에 한국증시도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며 "단기적으로도 장기적으로도 뾰족한 투자전략이 나올 수 없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6월 이후 유럽의 문제해결에 대한 실마리가 가시화되면서 '써머랠리' 가능성은 크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에 대비하려면 분명히 낙폭이 과도한 업종 대표주 위주로 매수해 둘 필요가 있다고 오 팀장은 권했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유럽 이벤트와 이들 지역의 시장지표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을 계속 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유럽 위기가 개선 가능성을 내비칠 경우 증시의 반등은 오히려 가벼울 수 있다"며 "수출주 등 대외여건에 민감한 관련주들 보다는 금융, 인터넷 업종 등 내수주 위주로 대응해 나가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금이 직접투자보다 간접투자 비중을 늘리는 게 더 유효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수가 본연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회복하며 정상적인 수준인 1900선을 회복한다고 가정할 경우 일부 섹터별 대응보다 전체적으로 분산투자할 수 있는 펀드 등 간접투자가 오히려 코스피(KOSPI) 수익률을 웃돌 수있다"며 "섹터별로 선순환하며 지수가 반등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시나리오는 지나친 기우일 뿐"이라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예측할 수 있는 범위 이상의 피해를 가져올 수 있어 유로존에서 이를 현실화시킬 이유가 없다"고 김 팀장은 못박았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