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23일 오전 11시51분 보도

대한전선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 상장사인 대한광통신을 오너 소유의 비상장사에 넘겼다. 대한전선 채권은행단은 대한전선 채무 이자율을 연 7%에서 연 5%로 내리는 내용의 추가 지원방안을 결의해 숨통을 틔워줬다.

대한전선은 23일 대한광통신 보유지분 48% 전량을 대청기업과 설윤석 사장에게 매각한다고 밝혔다. 대청기업은 대한광통신 지분 36%, 설 사장은 12%를 인수한다. 매각 가격은 271억원이다. 주당 2340원으로 전날 종가 수준이다.

대청기업은 고(故) 설원량 회장의 두 아들인 설 사장과 설윤성 씨가 5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임대업체다. 대청기업은 지난 17일 대한전선의 또 다른 계열 상장사 티이씨앤코와 부동산 매매계약을 맺고 인수대금을 마련했다. 대청기업이 소유한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토지와 건물 일체를 티이씨앤코에 241억원을 받고 팔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대한전선 설씨 형제가 대한광통신을 직접 소유하는 형태로 그룹 지배구조가 바뀌었다. 대한광통신을 오너 일가에 넘긴 대한전선은 271억원의 현금을 확충했다. 계열사에 대한 오너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대한전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를 낸 것이다.

채권단은 대한전선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평가해 이자율을 하향 조정하는 등 추가 지원에 나섰다. 우선 대한전선 채무 이자율을 연 7%에서 연 5%로 낮추는 추가 지원방안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대한전선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연간 240억원 정도 줄어들게 된다. 채권단은 2월 협조융자 시 지원키로 했던 1500억원도 각 채권은행이 분담해 하반기에 집행하기로 했다. 1500억원 중에 영업지원을 위한 영업보증한도 자금 400억원은 즉시 지원키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오는 11월이면 대한전선이 전체 차입금 1조8000억원 가운데 1조원 정도를 갚을 수 있는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11월까지 시흥과 안양 등지의 부동산 자산을 모두 정리하면 8000억원가량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

조진형/안대규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