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월드투어 공연이 필리핀 및 인도네시아 등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가가는 21일 밤 마닐라 공연에서 필리핀 당국과 가톨릭 신도들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수위 높은 공연을 강행했다.

그녀는 이날 공연에서 "나는 필리핀 정부 사람이 아니다"고 말한 뒤 신성모독 논란에 휩싸인 '주다스(Judas)'를 불렀다. 동성애 조장 논란을 일으킨 '본 디스 웨이(Born This Way)'와 함께 파격적인 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 필리핀 기독교도 약 500명은 레이디 가가의 공연에 반대하는 플래카드 등을 들고 공연장까지 진출하려다 경찰의 저지를 받았다. 이들은 노출이 심한 공연을 하다 적발될 경우 최고 6년형에 처한다는 필리핀의 관련 법규에 따라 가가를 고발할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필리핀의 지도자들도 공연 보이콧을 촉구하며 그녀의 공연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신성 모독과 악마숭배, 누드, 외설적 공연의 기미가 발견되면 공연을 중지시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오는 6월 3일 예정된 인도네시아 공연에도 과격 이슬람단체 이슬람방어전선(FPI) 등이 가가의 공연이 사탄 숭배와 동성애를 부추길 수 있다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공연 티켓 150여장을 구입했다고 밝히며 정부가 공연을 허가할 경우 공연장에 들어가 진행을 막겠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청 측은 정부의 권고사항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가가의 공연을 허용했다.

마닐라 공연의 입장권은 1인당 1만5840 페소(370 달러)의 비싼 값에도 불구, 4만 장이나 판매됐다. 인도네시아 공연티켓도 5만 장 팔렸다.

한편 유명관광국 발리는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