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 몰리는 기업관…폐막 후 재활용된다
세계 최초의 해양엑스포인 여수엑스포가 21일로 개막 열흘을 맞는다. 첫주말인 지난 12일 3만6000여명이던 관람객은 두 번째 주말인 19일 6만여명으로 증가했다. 당초 여수엑스포조직위가 목표로 했던 하루 10만여명에는 부족하지만 늘고 있는 추세다. 관람객의 절반 이상은 국제관 수산체험관 에너지파크 등 조직위가 지은 전시관보다는 독특한 외관과 첨단기술을 소개하는 기업관으로 몰리고 있다.

인파 몰리는 기업관…폐막 후 재활용된다
이처럼 기업관에 관람객들이 몰리자 현대자동차 삼성 롯데 GS칼텍스 등 참가 기업들은 당초 엑스포가 끝나면 전시관을 철거한 뒤 ‘엑스포 쓰레기’로 처분하려던 계획을 바꾸고 있다. 엑스포장을 찾은 관람객에게 기업이미지를 전달하는 등 기업 홍보용으로 활용가치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조직위 관계자는 “처음엔 기업들은 엑스포를 마치고 폐기처분할 계획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전략을 수정해 사후 활용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관 SK텔레콤관 등 기업관들은 전시관 건립에 100억~200억원의 비용을 들였다.

야경이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롯데관은 전시관 전체를 그대로 다른 지역에 옮겨 그룹 홍보관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롯데관은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유리외벽에 건물 전체를 그물로 덮어 네트워크와 구름을 형상화한 외관이 특색이다. 놀이동산을 축소한 내부 전시 구성 중 열기구를 타는 것 같은 세계 최초의 ‘360도 라이더 영상관’을 엑스포 이후 그룹홍보용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GS칼텍스관은 건물 앞에 풀밭을 형상화한 18m 높이의 블레이드 300개로 구성한 에너지필드를 설치해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끌고 있다. 블레이드는 만지면 불이 들어오는 등 인체와 조명기구 간 에너지의 순환과정을 보여주는 이색 전시물이다. 이 설치물을 엑스포 폐막 후 여수시 시전동 망마산 자락에 마련한 복합문화시설 ‘예울마루’로 옮기기로 했다.

예울마루는 GS칼텍스가 1000억원을 들여 70만㎡ 규모로 엑스포 개막 이틀 전인 지난 10일 개관한 곳으로 공연 전시를 위한 복합문화시설이다.

2050년의 LG그룹을 보여주고 있는 LG관은 참여작가와 시민들이 폐건축자재를 재활용해 전시한 작품들을 사회복지시설과 공공기관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 아이가 건물을 쳐다보는 모습의 스테인리스 판형작품은 여수 LG화학 공장의 상징조형물로 옮겨간다. 또 4층에 전시된 140여종의 식물은 신구대에 기증하기로 하고 협의 중이다.

SK텔레콤관은 초대형 영상물 ‘아름다운 강산’과 일반인 1000여명이 참여해 만든 영상작품을 그룹 이미지 홍보광고에 활용하기로 했다. 또 미디어전시관에 걸린 전시품들은 서울의 한 갤러리로 옮겨 전시할 계획이다.

조립식 건물로 지은 포스코관은 폐막 후 해체해 다른 건축물 조성에 재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구체적인 대상 건물을 찾고 있다. 또 현대자동차관은 영상물과 전시물 중 활용 가능한 시설을 활용해 재구성할 방침이다.

한 기업관 관계자는 “엑스포 행사를 치르는 동안 관람객들의 반응 등을 살피면서 시설물의 사후 활용계획을 종합적으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최성국/이계주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