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 · 우진플라스틱…'100년 기업' 길 닦는 그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2개 中企 '명문장수기업賞'
3대째 제과점 군산 이성당
83년 술 빚은 세왕주조 '영예'
< 풍년 : 압력밥솥 80% 점유 >
< 우진플라스틱 : 아웃도어 버클 시장 40% 차지 >
3대째 제과점 군산 이성당
83년 술 빚은 세왕주조 '영예'
< 풍년 : 압력밥솥 80% 점유 >
< 우진플라스틱 : 아웃도어 버클 시장 40% 차지 >
1929년 창업한 세왕주조(옛 덕산양조장)는 1990년대 후반 경영난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적자 회사를 종업원들이 겨우 끌고 가는 상황이었다. 당시 서울에서 건축업을 하던 이규행 사장(52)은 “그래도 조부(창업주 이장범)께서 물려준 사업을 접을 수 없다”며 아내 송향주 씨(현 이사)를 설득해 충북 진천군 덕산면으로 낙향했다. 2000년대 들어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회사 형편이 점차 나아지기 시작했다. 부부는 기술 개발에 주력, 경영 참여 전 막걸리와 약주 두 가지였던 생산품을 20여개로 늘렸다. 그 중엔 특허를 받은 ‘흑미와인’도 있다.
고급 플라스틱 버클로 연 매출 188억원을 올리고 있는 우진플라스틱의 백지숙 대표(44). 그는 1996년 입사, 경영 수업을 받다가 2008년 갑자기 부친을 여의는 바람에 경영을 맡게 된 케이스다. 그는 이를 악물고 기술 개발과 해외 마케팅에 매진한 결과 5년 만에 회사를 전 세계 플라스틱 버클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알짜 회사로 키웠다. 노스페이스 나이키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글로벌 회사들이 거래선이다. 백 대표는 “아버지가 없는 상태에서 5년을 버텼으니 절반은 성공한 셈”이라며 “더 열심히 노력해 100년, 1000년을 가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청·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제신문은 18일 제24회 중소기업주간을 맞아 중소기업진흥공단, IBK기업은행과 공동으로 중기중앙회 빌딩에서 ‘제4회 명문 장수기업상’ 시상식을 가졌다.
명문 장수기업상은 30년 이상의 업력을 가진 중소기업 중 뛰어난 경영 역량과 기술 노하우로 고용 창출 및 경제 발전에 기여가 큰 기업에 주는 상. 올해는 중기중앙회 창립 50주년을 맞아 세왕주조, 우진플라스틱처럼 역경을 딛고 30년 이상 업력을 쌓은 22개 기업들에 상이 돌아갔다.
지식경제부 장관상은 1976년 국내 최초로 압력밥솥을 개발, 현재 직화 압력솥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PN풍년의 2대 경영자인 유재원 사장(60)과 우진플라스틱의 백 대표가 받았다.
전북 군산에서 67년, 3대째 제과점을 하며 100% 쌀빵 등을 개발한 이성당의 김현주 사장(51)과 세왕주조의 이 사장은 중소기업청장상을, 1977년 23살에 페인트 가게를 인수해 이를 35년 만에 매출 410억원의 안료제조회사로 일궈낸 여성기업인 장성숙 우신피크먼트 사장(58)은 중소기업중앙회장상을 받았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기업을 창업해도 2세대까지 생존할 확률은 30%, 3세대까지는 13%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다”며 “가업을 잇는 것은 기술과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업상속세제를 개편하는 등 제도적인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