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식 문화부 장관·中 쉬커 영화감독 대담 "강렬한 아시아 스토리, 3D와 만나면 세계가 매료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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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국제 3D페어
사회-유재혁 문화부 차장
최광식 장관 "영상 콘텐츠 韓·中 공동제작, 정부도 적극 지원할 것"
쉬커 감독 "3D영화 '용문비갑' 성공…할리우드도 잠재력 탐내"
사회-유재혁 문화부 차장
최광식 장관 "영상 콘텐츠 韓·中 공동제작, 정부도 적극 지원할 것"
쉬커 감독 "3D영화 '용문비갑' 성공…할리우드도 잠재력 탐내"
“할리우드를 뛰어넘을 킬러 콘텐츠를 만들려면 그 안에 아시아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녹여내야 합니다. 3D(3차원)와 CG(컴퓨터그래픽) 기술력은 이미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습니다. 중국과 한국이 손을 맞잡는다면 세계 영화시장을 매료시킬 엄청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8일 폐막된 ‘2012 서울 국제 3D페어’에서 중국 영화감독 쉬커와 대담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쉬커는 지난해 중국 최고 흥행작인 3D영화 ‘용문비갑’을 제작한 영화감독. ‘아시아 영화의 글로벌화 전략’을 주제로한 대담에서 두 사람은 “뛰어난 기술력을 토대로 아시아의 가치를 담은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입을 모았다. 사회는 유재혁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차장이 맡았다.
▷사회=서울 국제 3D페어를 둘러본 소감은 어떠신지요.
▷최광식 장관=기술이 너무 빨리 발전해서 잠깐이라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3D를 활용한 교육콘텐츠와 증강현실 등 인상적인 기술들이 많아 흥미로웠습니다.
▷쉬커 감독=지난해 3D영화 ‘용문비갑’을 만든 과정을 소개하고 여러 제작자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어 한국에 왔습니다. 한국 정부와 전문 인력들이 이처럼 신기술에 관심이 많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지 몰랐어요. 한국은 이 분야에서 이미 최고의 전문가가 돼 있습니다. 아마 정부가 새로운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회=한국과 중국의 CG산업과 3D시장 현황은 어떻습니까.
▷최 장관=우리나라 영화산업은 극장 수입 기준으로 1조2000억원 규모입니다. 세계 9위 수준이죠. 지난해 한국 영화 점유율은 52%로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올해는 60%까지 예상하고 있고요. 그런데 수출 규모는 1500만달러 정도로 매우 적습니다.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3D나 VFX(시각효과) 등 새로운 영상 기술에 해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영화관의 25%가 3D상영관으로 전환했고 3DTV도 100만대 이상 팔렸죠. 성장 가능성은 아주 큽니다.
▷쉬커 감독=중국 관객들은 새로운 기술, 새로운 경험에 대한 호기심이 많습니다. 3D에도 우호적이어서 ‘용문비갑’이 흥행 4위를 기록했고 1000억원의 수익을 올렸죠. 1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 만드는 3D영화를 의심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용문비갑’의 성공 이후 대부분이 3D에 뛰어들었습니다. 상영관도 올해 1만개 이상으로 늘어날 겁니다.
▷사회=경쟁력 있는 콘텐츠는 어떤 게 있을까요.
▷쉬커 감독=저는 한국 드라마를 즐겨 봅니다. 특히 ‘대장금’을 보면서 깜짝 놀랐죠. 전통을 현대적으로 잘 해석해 한국 문화를 외국에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드라마들은 로맨틱하고 현대적인 데다 때로 비극적이어서 눈물샘을 자극해요. 결국 아시아 관객들은 우리들만의 독특한 이야기와 소재를 원합니다.
▷최 장관=‘천녀유혼’ ‘황비홍’처럼 쉬커 감독의 영화에도 중국의 전통 의상과 세트가 많이 쓰여 세계인의 호기심을 자극했잖아요. 중국과 한국, 일본이 아시아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민간과 정부가 동시에 협력하면서 아시아의 가치를 널리 알릴 강렬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내야죠.
▷쉬커 감독=맞습니다.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아시아의 액션과 스토리를 가져다가 다시 만드는 경우가 많아졌죠. 한국 감독과 배우들이 할리우드로 불려가 영화를 찍고 영상 작업도 합니다. 우리가 가진 잠재력은 어마어마하지요.
▷사회=한·중·일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뜻이군요.
▷쉬커 감독=중국 시장만 봐도 아시아 영화 제작자들에게는 황금 같은 시장입니다. 아시아인들을 매료시킬 수 있는 콘텐츠라면 미국과 유럽 대륙에서도 충분히 사랑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최 장관=여러 분야에서의 협력이 절실합니다. 이번 3D페어에 중국의 영화와 방송 관계자 20여분을 특별 초청했습니다. 이런 노력이 영상 콘텐츠 공동제작의 물꼬를 텄으면 합니다. 정부도 중요하지만 민간의 협력도 중요해요. 공동 3D펀드를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사회=한국과 중국 정부는 어떻게 지원하고 있습니까.
▷최 장관=문화부는 지난달 문화콘텐츠 진흥 정책을 내놓으면서 3D와 관련해 영상 정책 두 가지를 발표했습니다. 우선 드라마와 콘서트, 뮤직비디오 등 신한류 열풍을 일으켰던 콘텐츠들을 3D영상으로 제작하는 것을 지원하는 방안입니다. 또 하나는 해외 메이저 CG업체나 스튜디오 등과 구체적인 협력 체계를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쉬커 감독=동의합니다. 구체적인 협력 창구는 이른 시일 내에 만들어져야 합니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수년간 3D 기술과 콘텐츠 등 창의산업에서 일할 인재를 발굴하는 데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최근 3D전용 TV 채널도 개국하는 등 자금도 대폭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 돈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전문가를 어디에 배치하는지가 중요하겠죠.
▷최 장관=지금까지 K팝과 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는 방송사와 기획사를 중심으로 세계에 소개됐습니다. 이제 우리의 전통문화와 뿌리를 알릴 때가 온 것입니다. 이번 페어에서도 봤듯이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고, 앞으로는 콘텐츠와 기술 사이의 간극을 좁힐 일만 남았지요.
정리=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