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우려에 외국계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6일 미국계 자금이 대량으로 나오며 주식시장을 폭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4월에 미국과 유럽계가 순매도로 돌아선 상황에서 이달 들어서도 순매도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증시가 악화일로를 걷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외국인 5075억원을 순매도하며 코스피 지수의 급락을 주도했다. 코스피는 58.43포인트(3.08%) 내린 1840.53에 마감했다.

전날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이어진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을 던진 국가는 미국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2631억원을 순매도하며 전체 외국계 물량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단일국가로는 영국이 382억원, PIIGS가 199억원, 일본과 싱가포르가 160억원을 팔아치웠다. 유럽계 자금은 총 707억원이 빠져 나갔다. 기타 국가에서는 총 1260억원의 매도세가 나왔다.

4월 중 외국인은 총 6000억원을 순매도한 바 있다. 유럽계는 4월에 1조491억원을 순매도했다. 3월에 유럽계는 7935억원을 순매수한 바 있다. 미국계는 3월에는 5027억원을 순매도했으나 4월에는 2830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여 순매도 규모가 축소됐었다.

하지만 이달들어 전날까지 미국계 자금과 유럽계 자금의 순매도 규모는 확대되고 있다. 전날까지 유럽계의 총 자금 유출 규모는 1조4966억원, 미국계는 7577억원으로 집계됐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에 이어 5월에도 영국계 자금 유출이 가장 많은 상황에서 미국도 2개월 연속 순매도세를 기록했다"면서 "전반적으로 매도 규모가 확대되는 상황으로 미국과 영국계 롱펀드가 매도에 나서는 상황이 증시에 부정적인 신호"라고 판단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영국이 매도 규모를 확대하는 상황이나 미국은 여전히 뮤추얼펀드로 돈이 들어오고 있어 일시적일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1시1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0.41% 오른 1848.40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은 전날의 매물 폭탄을 딛고 327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업종별로 금융(327억원), 화학(164억원), 전기가스(98억원) 업종 등에서 외국인 매수가 몰리고 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