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연말까지 무차입 경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마켓인사이트 5월17일 오후 2시1분 보도
기아자동차가 올해 말까지 무차입 경영을 이루기로 했다. 이를 위해 차입금을 대거 상환하고 나섰다.
올해 초 은행권에서 빌린 수천억원대 중장기 설비투자금을 수수료까지 물어가며 갚을 정도다. 유럽발 재정위기에 대비해 회사 내 현금을 가능한 한 늘리려 했던 기존 재무전략과 달라진 흐름이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아차는 올초 산업은행과 농협에서 2000억원씩 빌린 총 4000억원의 설비보완 투자금 중 3분의 1가량을 이달 중 조기 상환하겠다는 의사를 은행 측에 통보했다. 만기 3년의 중장기 설비투자금을 빌린 지 3개월도 되기 전에 ‘기한 전 상환 수수료’를 물고 갚겠다는 것이다. 기아차는 나머지 빚도 조기 상환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지난 1월과 3월 만기도래한 총 6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도 차환 발행 없이 내부 현금으로 갚았다.
기아차 관계자는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신규 차입 없이 상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올해가 기아차 무차입 경영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차입 경영은 기업의 외부 차입금이 ‘0’이거나 외부 차입금보다 회사 내부에서 갖고 있는 현금성 자산이 많아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 자산)이 마이너스가 되는 상황을 말한다. 기아차의 지난해 말 개별 재무제표 기준 총차입금은 3조7016억원이며 현금성 자산 2조6463억원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1조553억원이다. 이를 연말까지 마이너스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아차의 순차입금은 2008년 말 8조2600억원에 달했지만 회사가 벌어들인 현금으로 빚을 차근차근 갚아 3년 만에 87%에 달하는 7조2050억원을 줄였다.
기아차 모기업인 현대차는 지난 5년간 2008년을 제외하고는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복수의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그룹 고위층이 연말까지 무차입 경영을 달성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럽발 재정위기로 자동차업계 불확실성이 높았던 지난해 말과 비교해 재무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전했다.
좌동욱/김은정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