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가 “사퇴는 파국으로 치닫는 길”이라며 사퇴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당선자는 17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잇달아 출연, “비례대표 경선 후보자 총사퇴는 문제 해결이 아니라 극단적 파국으로 치닫는 것”이라며 “국민 여론도 이 문제의 해결책이 사퇴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상조사보고서 폐기와 진실 규명을 요구했다. 혁신비대위에 대해서도 “반쪽짜리”라고 규정했다.

그는 ‘북한을 추종하고 주체사상을 갖고 있다’는 시각에 대해 “국민을 위해서 살고 싶은 마음이 내 사상의 본질”이라고 즉답을 피해갔다. 그러면서 “사상이나 이념은 하나의 도구”라며 “강을 건너면 그 배는 버리고 가는 것처럼 특정 사상을 고집하는 유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북한과 아무 관계가 없다. 나는 민주주의자다”라고 주장했다.

이 당선자는 지난 12일 중앙위원회에서 일어난 폭력사태에 대해 “신주류의 중앙위 강행 처리가 본질적 원인”이라며 “오히려 강행 처리를 함으로써 폭력을 유발시키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당선자가 10년간 경기동부연합의 이론적 근거를 만들었다’는 이청호 부산 금정구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소설이다.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이 당선자가 대표로 있던 CNP전략그룹이 옛당권파의 자금줄’이라는 지적에 “엄청난 누명이고 모함”이라고 부인했다.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은 이날 “오늘 중으로 이·김 당선자를 직접 만나 사퇴를 간곡히 설득하겠다”며 “무릎을 꿇는 한이 있더라도 호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 이후의 결과에 대해서는 국민의 뜻과 당원의 의견을 모아서 결정할 것”이라며 출당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비대위는 이날 경선 비례대표 당선자와 후보자들과 만나 사퇴 의사를 타진한 결과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 등을 제외한 10명이 사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혁신비대위에 맞서 옛당권파는 시·도별로 당원비대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