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다. 증시 급락과 유로화 약세가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6원(1.01%) 상승한 1165.7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전 연고점은 지난 1월 9일 기록한 1163.9원(종가)이다.

전날보다 3.9원 상승한 1158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1160원대로 거래 수준을 높였다. 오후 들어서도 상승세를 지속하던 환율은 장 후반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며 연고점에서 거래를 끝냈다.

원·달러 환율 급등의 주된 배경은 그리스의 연립정부 구성실패로 인해 유로·달러 환율이 장중 1.269달러선까지 급락하는 등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5000억원 가까운 순매도세를 기록한 것도 역송금 수요 증가에 대한 우려를 키우며 환율 상승을 거들었다.

전승지 삼성선물 외환연구원은 "국내외 증시 하락과 유로화 약세가 원화 등 위험자산의 회피심리를 부추기고 있다"며 "서울 환시도 대외 변수와 증시 추이에 따라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최근 6거래일 동안 환율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상승 속도 조절을 시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 연구원은 "현 거래 수준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겠지만 연고점 돌파에 따른 부담으로 상승 속도는 다소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8.43포인트(3.08%) 하락한 1840.53을 기록했다.

오후 3시 27분 현재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2692달러로 재차 하락했으며 엔·달러 환율은 80.34엔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