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해외파’가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세운 선수들이 고국 무대로 돌아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 관중몰이에 나서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한화)다. 박찬호는 우여곡절 끝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지만 두 차례의 시범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12.96으로 부진해 국내 무대 적응에 어려워하는 듯했지만 그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박찬호는 시즌 개막 뒤 ‘특급’ 활약을 보여주며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고 있다. 지난 주말(12일)까지 6경기에서 32.2이닝을 소화하며 1승2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전성기에 비해 구위는 다소 떨어질지 몰라도 메이저리그 아시아계 최다승 투수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 시즌 박찬호가 선발 등판한 홈경기 3게임과 원정경기 2게임은 모두 만원이었다. 한화가 시즌 초반부터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관중은 지난해보다 17% 증가했다.


‘15억원의 사나이’ 김태균(한화)도 역대 최고 연봉 선수의 자존심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12일까지 타율 0.465(1위), 4홈런(공동 7위), 17타점(공동 8위)으로 한화의 중심 타선을 달구고 있다. 꿈의 4할 타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9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라이언 킹’ 이승엽(36·삼성)도 화려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12일까지 타율 0.370, 5홈런, 18타점으로 사자 군단의 타선을 이끌고 있다. ‘아시아의 홈런왕’ 타이틀에 걸맞게 홈런 부문에서도 5위에 오르며 타이틀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돌아온 핵잠수함’ 김병현도 넥센의 관중 동원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김병현은 지난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LG의 경기에서 2-7로 LG의 승리가 확실시된 9회 초 등판했다. 이날 김병현은 1이닝 3안타 1실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지만 빠르게 등판했다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