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된 미주제강의 소액주주들이 지분 공개매각에 나섰다. 이 같은 방식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어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소액주주 모임 측은 “지난 11일 신문에 주식 매각 공고를 냈고, 이후 100여개 기업에 인수제안서를 보냈다”고 15일 밝혔다. 제안서를 보낸 곳은 동부제철 현대차그룹 이랜드 호남석유 등 국내 대표기업을 망라한다. 소액주주 모임 관계자는 “증권사나 회계법인을 끼지 않고 자체 힘만으로 진행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며 “관심이 있을 만한 기업에는 일단 제안서를 다 보냈다”고 말했다.

이번에 매각이 추진되는 지분은 소액주주 500여명이 보유한 약 1100만주로 전체 지분의 25%를 차지한다. 현 최대주주인 거양이 보유한 10.12%보다 2배 이상 많아 이를 인수한 기업은 최대주주가 된다. 다만 미주제강이 법정관리를 받게 돼 경영권은 없다. 대신 경영정상화 후 재매각할 때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미주제강은 지난해 1408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6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감사범위 제한’ 등에 따른 회계감사인의 의견거절과 부도 발생으로 상장폐지에 이르렀다.

매각 방식은 가장 높은 가격을 적어낸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이다. 입찰가격에는 제한이 없으나 주당 250원 이하로 입찰할 경우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수렴해 매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오는 23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하고 29일 우선협상대상자에 결과를 통보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